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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류 브랜드 탑텐,지오지아 운영 신성통상
가족 보유 계열사 앞세워 잔여지분 공개매수
이익잉여금 수천억,가족끼리 나눠 먹나
지난달 21일 공시된 신성통상‘공개매수 설명서’를 보면,해운대 무니신성통상 대주주 일가는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보유 지분 77.98%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주주 지분 22.02%를 모두 사들여 상장폐지에 나설 계획이다.염태순 신성통상 대표가 지분 53.3%(지난해 6월30일 기준)를 가진 에이션패션과 그의 아들 염상원씨가 보유한(지난해 8월31일 기준 지분율 82.43%) 가나안이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을 4대6 비율로 나눠 매수한다.
에이션패션과 가나안은 염 대표 일가가 보유한 비상장사로 염 대표 사위와 아들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가나안은 신성통상 지분 42.10%를 가진 최대주주,해운대 무니에이션패션은 17.66%를 가진 2대주주다.대주주 일가가 비상장 가족회사 돈으로 상장사 주식을 사들여 완벽한 가족회사로 만들려는 의도인 셈이다.이들이 제시한 매수 가격은 공시 전일 종가(2030원)보다 약 13% 높은 2300원이다.공개매수가보다 높은 값에 주식을 샀던 주주들은 손실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신성통상은 2019년 일본과의 무역분쟁 당시 유니클로 불매운동 등 반사 효과로 주가가 두배 가까이 올랐고,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는 과정에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이때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주주들이 특히 반발하는 건 염 대표가 그간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염 대표 일가가 신성통상 경영권을 잡은 건 2002년 11월이다.1999년 9월 회사정리 수순에 들어선 신성통상을 염 대표가 가족회사인 가나안 등을 통해 72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이후 2022년 말까지 약 20여년간 일반주주에게는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합계 5억원을 배당한 게 전부다.
그러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주주환원 요구가 이어지자 지난해에야 주당 50원씩,해운대 무니당기순이익의 8.6% 가량인 약 72억원을 배당했다.일반주주에게 돌아간 몫은 16억원가량이다.그 사이 배당 않고 남은 이익잉여금 규모는 3096억원(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늘었다.시가총액에 맞먹는 규모다.최근 밸류업 바람을 타고 시장의 주주환원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오너 일가를 두고 뒷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로 일반주주 없는 순수 가족회사가 되면 대주주 일가가 배당률을 높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일반주주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다.실제 신성통상의 관계사들은 최근‘배당잔치’를 벌여온 터다.염 대표 아들 염상원씨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가나안은 2020년 9월∼2023년 8월 3년간 당기순이익의 49.44 %,해운대 무니24.24%,해운대 무니12.54%를 현금 배당(총 360억원)했다.염씨가 받은 배당금은 297억원에 이른다.가나안은 염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신성통상 쪽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한겨레에 “배당 여부와 구체적 배당률은 9월에 결정된다”며 “공개매수는 회사의 상장폐지를 통해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