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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김건희 보좌 유모·조모 행정관 조사…국립묘지 안장 관련 최재영 청탁 메시지 제출
유 행정관 "아직 여사님께 말씀 안 드렸고 최재영이 문의해…알아보고 연락드린다고 해"
"최재영과 통화?단순히 안장·요건 안내하는 민원 처리 차원…청탁에 대한 반응은 아냐"
최재영 "김건희에게 얘기하면 유 행정관으로부터 연락 오는 식…대신 청탁 전달했던 것"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데일리안DB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데일리안DB[데일리안 = 박상우 기자]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양측이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김 여사 측은 청탁 내용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실제로 성사되지도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최 목사 측은 행정관들을 통해 김 여사에게 보고됐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최근 김 여사를 보좌하는 유모·조모 행정관을 연달아 조사했다.같은 역할인 장모 행정관으로부터 서면 진술서도 받았다.

이들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앞서 출석했던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측이 제시한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던 메시지 내용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유 행정관이 2022년 10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한 최 목사의 청탁 내용을 조 행정관에게 전달하면서 주고받은 메시지도 포함됐다.

최 목사가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지 한 달가량 지나 이뤄진 이 대화에서 유 행정관은 조 행정관에게 "아직 여사님께는 말씀 안 드렸고 최 목사가 저에게 문의가 왔다.이게 가능은 한거냐"며 "최 목사에게는 알아보고 연락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화 내용으로 미뤄 김 여사에게 최 목사의 청탁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직접 청탁하지는 않았지만,접견이 모두 유 행정관과의 소통을 통해 성사됐기 때문에 김 여사가 청탁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얘기하면 유 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이 오는 식이었기 때문에 바쁜 김 여사 대신 유 행정관에게 청탁을 전달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유 행정관에게 청탁을 전달한 이후인 2022년 10월 17일 조 행정관이 최 목사에게 전화해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절차를 안내했다는 점도 최 목사 측은 청탁 전달이 이뤄진 정황이라고 본다.

이에 대해 최 목사는 "선물을 받았으니 아무것도 안 해줄 수는 없고,그렇다고 청탁을 들어줄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기본 절차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최재영 목사가 지난 5월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
최재영 목사가 지난 5월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김 여사 측은 이 통화가 단순히 안장 요건·절차를 안내하는 민원 처리 차원이었을 뿐 청탁에 대한 반응은 아니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이 밖에도 대통령실 인사들은 최 목사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목격했다고 주장한 '면세점 쇼핑백을 든 대기자'는 민원인이 아닌 조 행정관이었고,쇼핑백이 아닌 면세점 에코백을 들고 있었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9월 10일 조 행정관과 유 행정관이 김 여사 보고 일정을 조율하며 나눈 메시지 내용과 2022년 9월 13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보고서 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유 행정관은 조 행정관에게 "영국 가는 일정을 검토중이라 월요일(2022년 9월 12일) 보고를 하루 미뤄야 할 수도 있다"며 "18,19일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추진 중"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조 행정관은 당초 9월 12일 예정됐던 보고를 하루 뒤인 9월 13일에 하게 됐고,보고를 위해 김 여사의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던 중 명품 가방을 전달하러 온 최 목사에 의해 목격됐다는 것이 김 여사 측 주장이다.
조 행정관과 유 행정관이 나눈 메시지.ⓒ김건희 여사 변호인 제공
조 행정관과 유 행정관이 나눈 메시지.ⓒ김건희 여사 변호인 제공
김 여사 측은 "조 행정관이 제출했던 보고서에 2022년 9월 13일이라는 날짜가 명시됐고 파일 속성에 표기된 작성 일자도 동일하다"며 "당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외부 복도에 서 있던 사람들은 선물을 주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영부인 보고를 위해 대기 중이던 대통령실 행정관과 경호처 직원임을 명백히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 목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셰브론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방하며 김 여사에게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는 고의로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최 목사는 '언더커버'(잠입 취재)를 위해 신임을 얻고자 한 것이며,셰브론관련 대화 내용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미국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아울러 최 목사 측은 결과적으로 청탁이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관련한 얘기가 오간 것만으로도 선물에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이렇게 첨예하게 맞서는 양측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법리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김 여사를 상대로 실제 청탁이 전달됐는지,직무 관련성 여부에 대한 당시 인식 등에 관해 직접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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