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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1980년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추억의 만화가 있다‘꼬마 자동차 붕붕.엄마를 찾아 세계를 여행하는 8살 소년과말하는 꼬마 자동차 붕붕.둘의 여행과 우정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이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바로‘꽃향기.주제가에서도 나오듯,이 자동차는‘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꼬마 자동차였다.
마치 이 만화처럼 꽃향기엔 알고 보면 놀라운 능력이 숨겨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UCI)의 연구 결과,꽃향기를 자주 맡으면 기억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꼬마자동차 붕붕처럼 실제 사람들도 꽃향기를 맡으면 더 큰 능력이 솟아나는 셈이다.해당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Frontiers in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억력에 문제가 없는 60~86세 노인 4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모든 참가자에게 디퓨저와 카트리지를 제공했는데,라모라한 그룹에는 다양한 꽃향기가 담긴 카트리지를 제공했고,다른 그룹에는 소량의 천연 오일이 담긴 카트리지만 제공했다.
이들은 잠자리에 든 2시간 동안 해당 카트리지를 디퓨저에 넣고 작동시켰다.
즉,한 그룹은 잠자는 2시간 동안 다양한 꽃향기를 풍부하게 맡을 수 있었고,다른 그룹은 그렇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6개월 동안 이 실험을 이어갔고,그 결과 매일 2시간씩 충분히 꽃향기를 맡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능력이 2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의료영상을 확인해보니 특정 뇌경로(uncinate fasciculus)에서 더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이 뇌경로는 내측 측두엽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두엽 피질을 연결하는 경로다.
연구팀은 “통상 나이가 들수록 이 경로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향기를 충분히 맡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더 숙면도 취했다”고 설명했다.
신경생물학 및 행동학 교수인 마이클 레온은 “60세가 넘으면 후각과 인지가 크게 떨어진다”며 “현실적으로 노인층이 매일 다양한 향기를 선택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감안,이번 실험에선 한 번에 한 가지 향기만 노출시켰고 깨어 있는 시간이 아닌 잠자는 시간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후각능력 상실은 약 70가지의 신경 및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다.냄새를 맡는 능력을 상실하면 해당 질환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알츠하이머병 및 기타 치매,파킨슨병,라모라정신분열증,알코올 중독 등이 대표적 예다.
이전에도 중증 치매 환자가 일정 기간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최대 40가지 다른 냄새를 맡게 되면 기억력과 언어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기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치매 퇴치 및 예방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후각과 기억력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데에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향기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얼마나 강력한 효과가 있는지 경험했다”며 “시각이나 청각 장애에 안경과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후각 상실에 대한 대처나 개입이 없다는 점은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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