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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한 공범의 진술을 부인한 끝에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단을 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3일 확정했다.

대법원 전경.연합뉴스 A씨는 2011년 1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필로폰을 국내에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이듬해 검찰은 A씨에게 필로폰을 구매한 공범의 진술을 근거로 수사를 개시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였고 현지로 돌아간 뒤로는 ‘마약범죄를 용인한 죄’로 수감생활도 했다.이런 사정을 이유로 검찰은 2023년에 이르러서야 A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공범이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취지의 진술조서·피의자신문조서 등을 제시했다.A씨는 해당 자백 조서에 들어간 내용을 부인했고 중국에서 필로폰을 가지고 온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의 쟁점은 피고인이 다른 피고인이나 공범에 대한 경찰·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담긴 공소사실에 동의하지 않으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2022년 개정 시행된 형사소송법 312조 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해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여기엔 피고인뿐 아니라 공범에 대한 조서도 포함한다.
 
대법원 역시 판례를 통해 “피고인이 자신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명확히 하고 있다.
 
이번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공범은 “피고인을 사업상 만난 적은 있지만 피고인으로부터 국내에서 필로폰을 직접 구매한 적은 없다”고도 진술했다.그는 A씨로부터 소개받은 사람에게서 필로폰을 건네받아 수입하던 중 구속됐기 때문에 A씨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었고,맨시티대 인테르수사 협조에 따른 감형을 받을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허위로 진술했다고도 했다.
 
결국 1심 법원은 공범에 대한 조서를 증거에서 배제하며 A씨의 마약 밀반입 혐의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필로폰 판매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맨시티대 인테르출입국 현황 등 나머지 증거를 보더라도 A씨의 필로폰 밀수 혐의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도 이런 판단을 유지하며 A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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