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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이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뭇매를 맞았다.그의 말처럼 군대에선 잊을만 하면 군인이 죽어나가고 있다.지난달만 해도 수류탄 폭발 사망사고가 났고,파리올림픽 여자배구한 신병훈련소에선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다 숨졌다.
그런데 현역병 입대보다 더 홀대받는 곳이 있다.병역특례요원의 중소기업 근무다.병특제도는 국가산업 발전을 위해 마련됐다.병역지정업체로 지정되면 병특요원을 고용해 저렴한 인건비에 쓸 수 있어 만성적인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병역지정업체가 중소기업인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병무청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채용한 병특 직원 수는 5년새 반토막이 났다.병장 월급이 200만원까지 오르고 복무기간도 18개월(육군 기준)으로 단축되면서 적은 월급을 받고 최대 34개월이나 일해야하는 중소기업에 가겠다는 병역의무자가 급감한 탓이다.병특 직원에게 시도때도 없이 초과근무를 시키고,파리올림픽 여자배구개인 심부름을 맡기는 등 갑질을 당하기 싫어 차라리‘죽어주도록 훈련되는’현역 군인을 기어이 하겠다는 젊은이도 많다.
병역지정업체든 아니든 중소기업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기업들도 군인을 고용하지 못한다고 울상을 짓기 전에 최소한의 대우를 해줬는지를 돌아봐야 한다.130만원대에 불과한 월급 체계로 운영되는 병특제도는 벼랑 끝에 서 있다.월급은 적고 노동시간은 긴 데다가 갑질마저 난무하는 중소기업이라면,파리올림픽 여자배구갇혀 있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면 군대와 무슨 차이가 있는 건가.이 상태로 가다간 우리 아이들이 “아빠는 군대 대신 회사에서 복무했어”라는 말을 믿지 못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현역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다.정부도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관심이 있다면 현역병장 월급 수준에 비례한 병특제도 개편을 본격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