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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아탈 유임에 마크롱 압박 수위 높여…"내일부터라도 통치 준비"
범여권,중도 세력 다수파 구성 희망…공화당도 총리직 '관심'

LFI 새로 선출된 의원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LFI 새로 선출된 의원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파리=연합뉴스) 김지연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총선에서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서 1,2위를 차지한 좌파 연합과 범여권이 정부 구성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좌파 연합은 이번 주 내에 자체 총리 후보를 내세운다는 목표로 정당 간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 역시 정부 운영에 극좌 정당 인사가 포함돼선 안 된다며 자체 다수파를 구성하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신민중전선(NFP) 지도자들은 총선 이후 수시로 회의를 열어 총리 후보 명단과 정부 구성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NFP는 이번 주 내에 자체 후보를 발표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사표를 반려하고 국가 안정을 위해 당분간 총리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 더 자극제가 됐다.

당장 마크롱 대통령이 NFP에 정부 권력을 넘기지 않으려고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NFP는 이날 성명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NFP가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내일부터라도 국가를 통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탈 총리를 유임시킨 건 "일요일의 (선거) 결과를 지우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NFP 가운데 정부 구성에 가장 강한 의욕을 보이는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는 좌파 진영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단독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 운영 과정에서 NFP가 내세운 공약을 두고 타협하지 않기 위해 다른 진영과의 연대에도 문을 닫아두고 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굴복하지않는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전날 TF1 인터뷰에서 "정책을 여러 갈래로 쪼갤 수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LFI의 좌파 독자 노선에 NFP 내 모든 진영이 동의하는 건 아니다.국회와 정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다른 진영과의 연대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파비앙 루셀 공산당 대표는 RTL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로 가는 길은 너무도 좁고 약하다"며 "서로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당의 조아나 롤랑 낭트 시장도 프랑스2에 출연해 "우리는 분명한 시각이 있으나 분파주의자는 아니다"라며 "우리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특히 마크롱주의자 중 좌파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를 두고도 내부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LFI는 유력한 총리 후보로 멜랑숑 대표를 꼽고 있지만,슬롯 그룹다른 정당들은 그의 급진 성향이 사회 통합에 방해될 수 있으며,슬롯 그룹반대 진영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부 운영에 차질을 빚을 거라고 우려한다.

그가 총리가 될 경우 반대 진영들이 합세해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녹색당 소속 야닉 자도 상원 의원은 이날 TF1에서 NFP 내 인물 중 "의회에서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사람이 총리가 돼야 한다"며 "멜랑숑은 NFP의 리더가 아니며 따라서 그가 총리가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사회당은 멜랑숑 대표에 맞서 올리비에 포르 대표를 총리 후보로 밀고 있다.

사회당 피에르 주베 유럽의회 의원은 AFP와 인터뷰에서 "안심하고 총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올리비에 포르 대표"라며 NFP 내에서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 총리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포르 대표 역시 "총리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NFP 내에서 총리 자리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사이 범여권도 자체 다수파 구성을 위해 꿈틀대고 있다.

의회 내 극좌 정당 LFI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이 상당한 만큼 중도·온건 세력을 잘 끌어모으면 아예 승산이 없진 않다고 보고 있다.

마크롱 르네상스당의 브룬-피베 전 하원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마크롱 르네상스당의 브룬-피베 전 하원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르네상스당의 야엘 브룬-피베 전 하원의장은 "NFP는 국회의 32%에 불과해 과반과는 거리가 멀다"며 "공화당에서 사회민주주의 좌파에 이르기까지 중앙 블록을 중심으로 동맹을 형성하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스테판 세주르네 외무장관도 르몽드 기고에서 "(범여권) 중도 연합은 공화국의 범위 내에서 모든 의원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중도 진영이 정부 구성권을 쥐기 위해선 우파 공화당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일한 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열쇠는 공화당에 있다.공화당이 홀로 남기를 선택한다면 그건 중요한 책임의 자리를 LFI에 넘겨주는 걸 의미한다"며 공화당에 사실상 범여권과의 연대를 촉구했다.

공화당 측도 범여권과의 동맹에 부정적이진 않다.의석수를 보태주는 대신 총리직을 노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올리비에 말렉스 전 공화당 대표는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우파,중도,및 공화당의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을 포함해 다수를 구성할 수 있는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공화당 출신 총리를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범여권이나 공화당 출신 인사를 총리로 임명할 경우 NFP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새 의회 시작부터 정국이 파행으로 치달을 위험이 크다.

NFP는 이날 성명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NFP 출신 총리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 정신에 대한 배신이자 민주적 폭거가 될 것"이라며 총력 저지에 나설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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