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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인구 밀집·물가 인상 전망…대장균 가득한 센강에서 수영 경기 가능할까
프랑스가 100년 만에 다시 하계올림픽을 개최한다.현지시간으로 7월26일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스타디움 밖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11일까지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다.이후 패럴림픽까지 이어진 후 9월8일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난다.프랑스 전역에서 여러 종목이 치러지지만,수도인 파리에서 가장 많은 올림픽 종목과 관련 행사가 열린다.파리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동안 1500만 명의 방문객이 파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전 세계가 설레임으로 기다리고 있지만,정작 파리에 거주하는 '파리지앵'들은 울상이다.
최근 파리 경찰청장 로랑 누네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7월부터 파리 시민들의 고생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파리 내 교통이 심각한 혼란을 겪을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누네스 청장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식이 스타디움이 아닌 센강에서 열리기 때문에 파리 북남을 이어주는 몇몇 다리가 보안을 위해 폐쇄될 예정이다.센강 주변 역시 교통제한이 있을 전망이다.개막식 날만이 아니다.센강 주변과 같이 올림픽 행사구역 보안 경계 내에 거주하는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올림픽 기간 내내 귀가하기 위해 QR 코드를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기게 될 전망이다.
지하철 가격도 두 배 가까이 인상
차량 통행이 까다로워지고 일부 금지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시는 시민들에게 소포 배송을 가급적 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일반 시민들은 불편함을 잠시 감수할 수 있으나 자영업자 등 생계가 달린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다.정부는 식당 등 자영업자들에게 미리 식품을 비축하라고 권장했으나 자영업자들은 '말도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의 가장 큰 우려는 극도로 높아질 인구밀도다.특히 대중교통 이용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올림픽 기간 내내 매일 900만 명 정도의 인파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여러 노선이 겹치는 지하철역 혹은 올림픽경기장 주변 역의 경우에는 지하철을 타려면 수십 분 이상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시와 담당 기관은 올림픽 전에 지하철 노선 확장 공사 등을 끝마치고 올림픽 기간 동안 평소보다 더 많은 배차를 할 것이라며 우려를 달래고 있다.
그럼에도 파리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최근 르파리지앵이 진행한 길거리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응답자 대다수가 올림픽 때문에 '살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염려해 파리를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또 지난 2월 프랑스 여론연구소 IFO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9% 파리 시민이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길거리 인터뷰에 응한 레일라는 "올림픽 전에도 벌써 대중교통에 문제가 많다.올림픽이 시작되면 문제가 더 많아지지 결코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준비가 덜 된 건 올림픽 개막식과 철인3종경기,또 수영 경기들이 열리는 파리의 상징 센강도 마찬가지다.파리시는 8년 전부터 14억 유로(약 2조원)를 투입해 100년 넘게 입수가 금지됐던 센강의 수질 정화 사업을 해왔지만,여전히 기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파리시청과 일드프랑스가 발행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의 악천후 등으로 인해 수영 경기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준치보다 대장균 농도가 훨씬 높게 측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봄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수질 개선에 한계를 겪고 있지만,수영 종목이 열릴 7월말쯤에는 센강에서 수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안팎에서 우려가 커지자 정치인들이 나서기도 했다.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센강 물이 깨끗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7월 중순에 자신이 직접 센강에서 수영을 하겠다고 천명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함께 수영하자고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그러나 엘리제궁은 답하지 않았다.대통령과 시장이 센강에서 수영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SNS에는 "방사능 슈트를 입고도 안 한다"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다.
'파리 오지 말라' 보이콧 벌이는 시민들
파리 시민들을 가장 두렵게 하는 건 살인적인 물가 인상이다.가장 큰 반발이 나오고 있는 건 지하철 티켓 가격 인상이다.원래 2.10유로(약 3000원)였던 티켓이 4유로(약 5600원)로,월드컵 독도티켓 10장 가격은 현재 16.90유로(약 2만4000원)에서 32유로(약 4만5000원)로 오른다.출퇴근 등 일상생활을 위해 대중교통을 타야 하는 시민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인 셈이다.
대중교통뿐이 아니다.파리 내 대다수 2성급 혹은 3성급 호텔 1박 요금은 평균 90유로(약 14만원)에서 699유로(약 100만원)로 314% 인상됐다고 프랑스 경제신문 카피탈은 전했다.공유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의 가격 역시 눈에 띄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올림픽 기간의 평균 숙박 비용은 약 1100유로(약 160만원)로 전년 여름의 600유로(약 90만원)와 5~6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아울러 이번 여름부터 파리 내 유명 관광 명소들의 요금이 인상된다.베르사유 궁전,로댕 미술관,월드컵 독도피카소 미술관,에펠탑,루브르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가 최대 2.50유로(약 3800원) 인상된다.프랑스 언론들은 맥주,탄산음료,초콜릿 바,스낵 등뿐만 아니라 윤활젤,콘돔,금연 패치 같은 품목들도 조만간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가격 인상과 올림픽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보고 있지만,시민들의 걱정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최근 SNS상에서는 파리 시민들이 '파리에 오지 말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올림픽 보이콧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파리 시민들에게 올림픽은 축제일까,고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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