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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 떨어져"…생태계 교란 염려에 적극 방역도 어려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장보인 기자 =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형빈(30)씨는 최근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떼의 출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을지로3가역 인근 건물 3층에 위치한 최씨 가게는 4층 옥상에도 20개 정도의 테이블을 놓았는데,월드컵 올림픽 축구러브버그로 손님들이 야외에 앉기를 꺼리면서 매출도 덩달아 30%가량 감소했다.
야외 테이블을 이용하더라도 벌레가 들어간 밑반찬을 새것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거나 '벌레가 무섭다'며 예약을 당일 취소하는 고객도 늘었다.
가게 바깥 공간에 테이블을 놓는 '야장'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다른 식당 주인도 "음식이나 맥주에 러브버그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새로 바꿔드려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올해 더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암수 한 쌍이 붙어 다니는 러브버그가 극성을 부리면서 야외를 이용해 장사하는 소상공인의 한숨이 늘고 있다.특히 먹거리 장사가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옥상을 활용한 술집을 운영하는 이승정(35)씨는 "작년에는 러브버그를 본 적이 없었는데 올해 갑자기 늘어났다"며 "특히 해가 질 때쯤엔 말 그대로 사방에서 벌레가 내려온다.청소할 때 보면 40∼50마리씩 쌓여 있어 너무 징그럽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손님들이 야외 테이블부터 찾는데 요즘에는 다들 내부 테이블로 옮기려고 한다.매출에도 영향을 주니 걱정이 크다"고 했다.
[촬영 김정진]
손님들도 불편함을 호소한다.
며칠 전 회사 동료들과 루프톱(옥상) 식당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음식을 먹는 내내 러브버그가 들러붙어 떼어 내느라 정신이 없었다.여기저기서 벌레 때문에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어 음식을 먹거나 대화하는 데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테라스에서 러브버그 때문에 놀랐다는 직장인 강모(29)씨도 그 뒤로 테라스나 루프톱 공간을 피하고 있다.일행 몸에 러브버그가 붙어 함께 기겁한 뒤로는 커피를 마시는 내내 계속 신경 쓰였다고 한다.
별다른 해결책이나 예방책이 없다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구청 등 지자체에서는 러브버그가 익충으로 분류되는 데다 과도한 방역이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방역에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다.
서울 종로구와 중구 등 구청 관계자들은 "화학약품을 되도록 적게 사용하면서 길거리와 주택가 위주로 방역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에서는 러브버그가 7월 초께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소상공인들은 러브버그가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이 될까 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사실 루프톱 장사는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할 수 없는데 매년 봄부터 초여름까지 벌레라는 변수가 생긴 것 아니냐"며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러브버그가) 물에 약하다고 해 영업 전에 곳곳에 물을 뿌리는데도 날이 더워 금방 말라 효과가 없다.벌레를 잡아주는 회사에 문의해봐도 방법이 없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0일 서울 시내의 한 거리에 러브버그가 앉아있다.202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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