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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자녀 보호·양육 책임 저버려"…산후우울증·경제난 등 참작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친모에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부장판사 홍은표)는 5일 살인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8)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미혼모인 A씨는 2020년 12월 23일 서귀포시에 있는 주거지에서 생후 3개월 아들 B군의 얼굴에 담요를 덮어 숨지게 하고,숨진 B군을 포대기에 싸고 쇼핑백에 넣어 근처 항구 테트라포드 사이에 유기한 혐의르 받는다.
이후 유흥주점 등에서 일하며 지내 온 A씨는 2022년 3월부터 살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인 지난해 7월까지 온갖 사기 행각을 일삼았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연인이었던 남성들이었다.A씨는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며 돈을 뜯어 냈고,심지어 피해자들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몰래 사용하면서 피해자들 명의로 대출까지 받았다.A씨가 남성 9명으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3억원이 넘는다.
A씨는 이 돈을 인터넷 도박 등으로 탕진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서귀포시가 필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출생 신고는 돼 있으나 장기간 접종을 받지 않은 B군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B군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A씨가 유기 장소라고 밝힌 곳은 이미 매립돼 사실상 시신을 찾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고 연인관계에 있던 사람들을 상대로 각종 방법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며 "청구 전 조사 결과,너구리녀재범 위험성 '높음' 수준 평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고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24살의 어린 나이에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자 우발적으로 (살인) 범행을 저지르게 됐고,이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사기까지 하게 됐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A씨 역시 최후 진술에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B군)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임을 저버린 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며 "생명을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던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이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너구리녀유부남과의 사이에서 피해자를 출산해 홀로 양육하던 중 산후우울증과 경제난 등으로 삶을 비관하며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너구리녀일부 사기 피해자에게 편취금을 변제한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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