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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前 차장,백악관 고위 당국자 면담
본인이 언론 불러 회동 사실 곧바로 공개
상호 관세 협상에 “시간 더 필요” 입장 전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외교·안보 통상 분야 참모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8일 워싱턴 DC의 백악관을 찾아 고위 당국자들과 면담했다.김 전 차장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이 후보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한미가 지난달‘2+2(재무·통상) 협의’를 통해 7월 초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에 대해 “협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야권에선 한미 간 진행 중인 무역 협상을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전 차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부통령실 고위 관계자와 만났다.대선을 앞두고 양 진영의 캠프 관계자들이 워싱턴 DC를 찾아 각 후보의 공약을 설명하는 아웃리치를 한 적은 많지만,김 전 차장의 경우처럼 백악관과 직접 접촉한 뒤 이를 자신이 지체 없이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지난 대선에선 미 정보 당국에서 고위 당국자가 방한해 윤석열·이재명 캠프 관계자와 만난 적이 있었다.김 전 차장은 이날 일부 언론에만 별도로 연락을 돌려 백악관 앞에서 만나 회동 결과를 설명했다.그의 방미(訪美)와 관련해 주미 대사관 측의 조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고 가급적 강화 및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한·미·일 간의 협력 관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입장임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미 조야(朝野)에선 이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 정부의 한일 관계 복원,이른바‘캠프 데이비드 합의’로 대표되는 한·미·일 협력 같은 조치를 되돌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특히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주도해 제출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 소추안에서‘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와‘북·중·러 적대시 외교’를 탄핵 사유로 꼽은 것이 이런 시각에 기름을 부었다.이 후보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일본의 군사력 강화가 한국에 위협이 안 된다”고까지 말했지만,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김 전 차장은 한미 간 진행 중인 상호 관세 협상에 대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며 백악관 측의 반응에 대해 “(대화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거렸다”고 했다.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덕수 총리,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에 대해 줄줄이 탄핵을 했거나 탄핵을 압박했다.서열 4순위인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승계했지만,한미 간 통상 협의는 사실상 유의미한 논의를 하는 게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김 전 차장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의 외교안보보좌관 직함을 받았는데,최근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유튜브에 출연해 과거 자신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앞에서 미 프로야구(MLB) 구단‘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0승 이상 투수 이름을 읊은 일화를 꺼냈다.라이트하이저가 이 구단의 팬인데,“(201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은 화장실에서 (이미) 끝이 났다”고 했다.김 전 차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도 미국을 방문해 헨리 키신저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만나 이 후보 메시지를 전달했다.현재 민주당 통상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직도 겸 있지만,정치권에서는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두 차례 통상본부장을 지낸 김 전 차장이 이번에는 외교·안보 분야의 내밀한 영역을 다룰 수 있는 다른 자리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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