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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도 로봇이 운용하는 시대…"AI 실력=금융사 실력"
KB국민,클러치미래에셋운용과 '맞손'…로보어드바이저 선점 경쟁 '활활'
(서울=뉴스1) 신건웅 김근욱 기자 = KB국민은행이 400조 퇴직연금 시장 공략 파트너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낙점했다.미래에셋이 보유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기술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공개경쟁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클러치인공지능(AI) 로봇이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게 자산을 운용해 주는 서비스다.
현행 규정상 로보어드바이저는 이용자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만 할 수 있다.그러나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가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투자 일임'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미래에셋과 손잡은 이유는 수익과 기술력 때문이다.RA 투자 일임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 산하 코스콤에서 1년간 운용심사를 거쳐야 한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개발을 마무리하고 코스콤의 심사를 통과했다.
금융권은 RA 투자 일임 시대가 열리면 퇴직연금 시장도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장기투자 목적으로 이뤄지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은 총 385조7521억 원으로,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4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이중 RA 투자 일임 서비스 도입이 가능한 퇴직연금은 약 176조원으로 확정기여(DC)형이 100조원,개인형퇴직연금(IRP)이 76조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민은행은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2위를 차지하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별 퇴직연금 적립금은 신한은행이 41조186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클러치KB국민은행이 37조9557억 원,클러치하나은행이 34조7866억 원 순이다.
은행권은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RA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RA 알고리즘을 얼마나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지,RA가 시장 움직임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등으로 금융회사의 운용 실력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승기를 잡게 됐다.국민은행이 자회사인 KB자산운용 대신 미래에셋운용을 택한 것부터가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특히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의 경우,클러치상장지수펀드(ETF)로만 투자하게 돼 있다.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Tiger) ETF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27일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 ETF 점유율은 1위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와 2.49%포인트 차이로 2위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성과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RA의 운용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