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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더 떨어질 수도"

엔저 장기화에 증가세는 둔화

[연합뉴스]
[연합뉴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올해에만 약 1조4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37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탓이다.주요 은행 투자전문가들 사이에선 엔화 가치가 더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현시점에서 투자 매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다만 엔저가 장기화로 엔화 예금 잔액의 증가폭은 축소됐다.

◇엔화 예금 잔액 올들어 1.3조 늘어=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약 1조2924억엔(지난 27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해당일 원·엔 재정환율 마감가(100엔당 864.37원)로 환산하면,11조1711억원에 달한다.올들어 1594억엔(약 1조3778억원·14.1%) 증가한 것이다.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5월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작년 9월엔 1조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엔화 예금 잔액이 증가한 것은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상황으로 분석된다.다만 올해 상반기 증가폭은 작년 상반기(2063억엔)와 작년 하반기(1957억엔)에 비해선 다소 축소됐다.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5대 은행의 엔화 매도 건수는 170만4486건,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매도액은 약 1716억엔으로 집계됐다.이 지표는 은행이 고객에게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환전 규모를 의미한다.엔화 매도 건수와 매도액은 작년 상반기(195만2455건·1853억엔)와 하반기(219만3070건·2271억엔)보다는 줄었다.

◇엔화 가치 37년 최저…"통화정책 변화보고 분할매수"=엔화 예금이 늘어난 것은 '슈퍼 엔저' 현상 때문이다.엔·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달러당 161엔을 돌파했다.지난 1986년 12월 이후 3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동시에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나타낸 지표인 원·엔 재정환율은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855.60원을 기록했다.2008년 1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미국의 정책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고,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일본 통화 당국의 대응도 미미하다.통화 완화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 엔저 현상이 장기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하반기 통화정책 변화를 두고 봐야한다는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일 장기금리차를 반영한 엔·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은 148엔인데,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현재 160엔을 웃도는 상황이다"면서 "최근 일본 내에서 외은지점의 엔화 대출이 늘고(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미국 상품거래소에서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증가하는 등 엔저에 대한 기대 심리와 수급 요인이 엔화를 더 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은영 신한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지금처럼 달러 가치가 강하게 유지되는 경우 일본은행이 현재의 제로금리를 벗어나거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 "엔화 매수에 대한 문의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이지만,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엔화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인지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지은 하나은행 하나증권금융센터지점 VIP PB부장은 "엔·달러 환율은 연말까지 150엔 안팎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을 매수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엔 약세 기조가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이므로 급하게 결정하기보다는 분할매수를 권한다.기존에 엔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7월 일본은행 정책변화와 9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정책 변화를 주목하며 안정화할 때까지 관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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