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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조세지출(세제 지원)과 재정지출 사업 간 유사·중복 여부 등을 따져본다.비슷한 목적으로 중복 지원되고 있는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을 걸러내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12일 '재정운용전략위원회'를 주재하고 조세지출-재정지출 통합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부채비율 증가 수준이 비기축 통화국 중 높은 점을 환기하며 "최근 미국과 프랑스 등이 재정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소규모 개방 국가이면서 비기축 통화국인 우리나라는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지출재구조화 △조세지출-재정지출 연계 강화 △부처간 협업과제 발굴 등 강도 높은 재정혁신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의 연계강화가 눈에 띈다.
그간 기재부 예산실 주도로 이뤄지는 재정지출과 세제실이 담당하는 조세지출 사이에 칸막이가 존재한단 지적이 제기돼왔다.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이 각각 목적에 따라 이뤄지고 있지만 유사·중복 지원 사례를 걸러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조세지출-재정지출 통합심층평가'를 시범 도입키로 했다.각각 재정분야와 조세분야로 구분해 운영돼던 심층평가 제도를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이를 통해 비슷한 목적의 유사·중복 지출을 걸러내겠다는 복안이다.나아가 △재원관리 △유사중복 점검 △평가 및 환류 등 재정운용의 모든 과정에서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을 연계해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단 구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이 중복된 사업을 걸러내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단 취지"라며 "다만 중복 지원되고 있는 지출을 일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중복 지원될 이유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시너지를 더 내는 방향으로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단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약자복지 사업의 경우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더라도 일괄적으로 한쪽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식이다.
정부는 8월 말 발표 예정인 '2025년도 예산안'에 통합심층평가를 통해 지적된 유사·중복 지원 사업의 재정 운용을 효율화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추가적으로 연구용역이나 외부 연구기관 등을 통해 조세지출과 재정지출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차관은 "혁신적인 조치들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며 "최근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부분은 확실하게 줄여나가고 약자복지·미래대비·국가안보 등 국가가 해야하는 일에는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간전문가들도 정부의 조세지출-재정지출 연계 강화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