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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주의 의무 위반 특정 못해"
재활치료 도중 장애인 아동이 골절상을 당한 사건에서 작업치료사에게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하려면 구체적인 주의 의무 위반이 무엇인지 증명돼야 한다는 취지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직업치료사인 A 씨는 2020년 뇌병변·지적장애를 가진 6세 아동을 치료기구를 이용해 수업하다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피해 아동이 기구에서 떨어져 7주간 치료가 필요한 골절상을 입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A 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해 금고 4개월을 선고했다.2심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등 사정을 참작해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뒤집었다.작업치료사의 과실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회피할 수도 있었는데도 하지 못했을 때 인정된다.작업치료사의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도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정도였다고 증명돼야 한다.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의 존재는 물론 그러한 업무상과실로 치료대상자에게 상해 등 결과가 발생했다고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인과관계가 인정돼도 검사가 공소사실에서 업무상과실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의 존재 또는 업무상과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증명하지 못했다면 작업치료사의 업무상과실을 함부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당시 사고가 난 치료기구는 위험성이 크지 않았으며 치료실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매트도 깔려있는 등 큰 부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고 봤다.피해아동의 1년4개월간 치료 과정에서도 사고는 없었다.피해아동은 기구에 누운 채 일어나기를 거부하다가 자신을 일으키려는 A 씨를 갑자기 밀치면서 기구와 함께 넘어진 것으로 조사됐다.작업치료사가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셈이다.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방치하는 등으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잘 보조해 낙상 사고 등을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를 게을리 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법원은 "피해자의 상해 발생과 인과관계 있는 주의의무 위반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특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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