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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대미전략
여과없이 드러난 美 외교 민낯
안보위협 직면한 韓 철저 대비
韓,단순한 무역 상대국 아닌
동아시아 안보 핵심축 강조
트럼프,우크라보다 한일 중시
한미일 협력 제도적 틀 활용을

◆ 美우크라 노딜 충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동맹은 존재하는가.미국은 이제 고립주의 시대로 완전히 회귀하는 것일까.'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가시 돋친 입씨름 끝에 파국으로 끝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백악관 정상회담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중대한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면전에서 지원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면박을 줬다.달라진 미국을 의도적으로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짜인 드라마'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국제 사회에서는 한국과 폴란드처럼 현실적 안보 위협에 맞닥뜨린 동맹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될 전망까지 나온다.안보 불안이 큰 나라인 만큼 미국이 과도한 요구까지 관철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일 국내 통상·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익과 거래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을 고려해 안보,경제,통상을 아우르는 '패키지딜'을 신중하게 마련해 핵심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달라진 한미동맹 환경에서 국제 안보·경제 질서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철저히 국익에 기반한 초당적 합의를 통해 대미정책을 단단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향후 대미 협상에서 경제 분야를 넘어 외교안보까지 포괄하는 협상 카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것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패착은 미국이 과거처럼 대의명분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란 관성적 기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권 원장은 "우리도 경제를 넘어 큰 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동아시아 안보와 공급망에서 중국을 견제해줄 주요 우방국인 만큼 이 카드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이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 원하는 목표와 관련해 최대한 타협책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관세 면제를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미국이 원하는 부분을 잘 포장해 조선·반도체 협력,정선 카지노 슬롯 머신 추천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등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패키지딜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미 무역 협상에서 일본과의 공조 필요성도 제기됐다.한일은 미국으로부터 자동차,철강 관세 압박을 받고 있다.권 원장은 "중국과 군사·기술 경쟁에서 미국과 함께할 수 있는 국가가 한국과 일본"이라며 "미국 입장에선 한일 양국 중 어느 한쪽에만 의존할 수 없는 만큼 일본과 공조해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관세 압박을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미 협력 관계와 군사동맹을 유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과거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통해 큰 그림에서 국익을 살피자고 제안했다.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한국이 이제라도 미국 자유주의 패권 질서가 끝나가는 현실을 담담하게 인정하고,부띠끄 토토 더블유토토유연한 대외정책 기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를 펼쳤다.김 교수는 한미 관계가 여전히 대외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미국과 모든 사안에 대해 같은 입장을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그는 "복잡한 정세와 환경에서는 결국 상황에 맞춘 현실적 방책인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타협안 또는 잠정 협정)' 요소가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상황에 따라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도 적극적으로 관리해 어느 쪽을 적으로 돌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궁극적인 비핵화 목표를 유지해야 하지만 단계에 따라 미·북이 한국의 안보 우려를 배제한 '스몰딜'을 하는 경우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그는 이러한 절충안이 초당적 협력에 의해 도출돼야 하며 충분한 대국민 설득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로선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복원하고 중국까지 세 나라가 참여해 핵 군축 협상을 하는 '거대한 체스판'을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어 "강대국들이 협상을 펼치며 주변국들의 이익이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의 경우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진지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또한 "한미 관계 유지·강화를 위한 제도적 틀로서 한일,한·미·일 협력 구도를 활용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 신유경 기자 /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