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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낸 치과의사·4시간 수술 실패 대학병원 공동책임"
수술 도중 기구 더 깊이 박혀…환자는 감각 이상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치과 시술 중 의료 도구를 부러트려 환자 잇몸에 박히게 한 치과의사와 환자를 이송 받아 긴급 수술을 한 대학병원이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책임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4시간에 걸친 수술 중 마취가 풀리길 반복,고통 속에 기절해 응급실로 이송됐고 결국 일부 신경을 손실했다.
광주지법 민사12단독 이상훈 부장판사는 원고 A 씨가 치과의사 B 씨와 C 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의료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사 B 씨와 C 학교법인 소속 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이 중첩돼 원고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공동으로 위자료를 포함해 1502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 씨는 지난 2021년 5월 한 치과를 방문해 의사 B 씨로부터 발치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발치를 끝낸 뒤 잔여 조각이나 염증 점검을 위해 익스플로러(탐침·의료기구)로 발치한 부위의 치아 뿌리,잇몸을 긁다가 의료기구 앞부분을 부러트렸다.부러진 의료기구는 환자 잇몸에 깊숙이 박혔다.
환자는 고통 속에 몸부림쳤고,B 씨는 환자를 C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학병원으로 이송시켰다.
C 대학병원은 부분 마취로 익스플로러 팁 제거 수술에 들어갔다.그러나 팁이 너무 깊이 박힌 탓에 수술은 4시간 넘게 이어졌다.수술 동안 부분마취가 풀려 재마취하는 상황이 4차례 반복됐고 고통 속에 기절한 환자는 구급차를 타고 해당 병원의 응급실로 이송됐다.
결국 수술에도 익스플로러 팁은 제거되지 못했다.의료진은 환자를 일단 퇴원시키고 수일 뒤 다시 입원하라고 지시했다.
A 씨는 퇴원 후 다른 병원을 찾아가 전신마취를 통해 잇몸에 박힌 수술도구를 제거했다.
해당 의료사고로 A 씨는 좌측 하치조신경관의 배상방 부위가 소실돼 감각 이상이 발생했다.
재판부는 "B 씨는 익스플로러에 힘을 줘 사용한 과실로 의료사고를 발생시켰다.또 사고 발생 후 이를 제거하려고 시도하다 제거는커녕 오히려 더욱 깊숙이 박히도록 해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환자 이송을 받은 C 병원 의료진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를 시행한 수술에서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닌 원고의 고통을 가중시켰다.의료진이 익스플로러 제거 시도 과정에서 익스플로러를 더욱 깊숙이 박히게 해 신경 손상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피고들은 공동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치과 진료에 널리 사용되는 기구인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만한 다른 기구가 없는 점,익스플로러 팁이 부러져 잇몸에 박히거나 구강에 손상을 가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B 씨가 환자에게 익스플로러 사용 관련 설명 의무까지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전신마취와 국소마취는 각각 장단점이 있어 C 병원 의료진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배트맨토토 한도C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급하게 수술을 해야 했기에 여러 차례 반복해 마취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까지 설명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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