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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은 박영수씨는 26일 한겨레에 “한숨도 못 자고 밤을 새웠다”고 했다.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진상규명 요구까지‘북한 지령’을 받은 체제 전복 활동으로 낙인 찍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의견 탓이다.“유가족들이 어제부터 많이 힘들어해요.위로는 못 할망정 칼로 찌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 최종의견에서 시민들의 정부 비판 움직임이‘북한 지령’을 받아 움직인 것이라는 음모론적 주장을 내놨다.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요구도 느닷없는‘종북’딱지를 피하지 못했다.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슈퍼슬롯 무료 칩북한이 민(주)노총 간첩단에게‘이번 특대형 참사를 계기로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한 분출시켜라’라는 지령문을 보냈다”며 “북한 지령에 따라 이태원 참사 반정부 시위 등 활동을 펼쳤다”고 언급했다.
박씨는 “희생자 애도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 호소를 완전히 무시했던 윤 대통령은 자기 앞에 걸림돌이 되는 국민은 모두 치워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이날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집회 때마다 등장하던 혐오세력이 유가족과 시민을‘빨갱이’라고 모욕하던 것이 바로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속히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퇴진 운동 기조를 내걸고 투쟁했던 민주노총 등 노동조합도 집중적인‘종북몰이’대상이 됐다.윤 대통령은 최종의견에서 민주노총을 6번 언급하며 거듭‘간첩’과 연결지었다.“(대통령 퇴진) 집회에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언론노조 등이 참여했고,거대 야당 의원들도 발언대에 올랐다.북한의 지령대로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조합원만 100만명 이상인 데다 다양한 성향을 가진 대의원 2천명의 토론을 거쳐 결정되는 민주노총의 투쟁 기조를,북한 지시에 따른‘주권 침탈’이라고 낙인 찍는 황당한 논리다.게다가 윤 대통령 퇴진 집회는 노동조합뿐 아니라 채상병 사망,지벳 토토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등에 실망한 시민들과 참여연대,토토 바캉스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전국민중행동 등 다양한 시민 사회 단체들이 연대해 이끌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분단 상황에서 비롯된 북한에 대한 악마화를 바탕으로 줄곧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섰던 민주노총을 혐오하도록 만드는 전형적인 편 가르기 전략”이라며 “조금이라도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면‘북한 편이냐’고 묻는 방식의 혐오와 갈라치기 정치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최종의견이 탄핵을 막기 위한 항변을 넘어 노동자·참사 희생자를 향한 음모론적 혐오로 이어질 상황을 우려했다.김종영 경희대 교수(사회학)는 “이번 윤 대통령의 최종의견은 우리 내부에 가상의 타자를 만들어서 자기 실정을 뒤집어씌우려는 책임 전가의 정치이자 파시즘적 징후”라며 “대통령이 자기 정당화를 위해 만든 집단적 환상 속에서 지지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혐오를 증폭시키고 있다.극우 세력 결집을 도모해 법 바깥에서 싸우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