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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AFP,신동윤 기자 정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중국발(發)‘딥시크 쇼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 해지 소식 등으로 불거진‘인공지능(AI) 버블(거품)’에 대한 우려를 호실적으로 진정시켰다.2025회계연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또 한 번‘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데다,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2~4월) 실적 예상치 역시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숫자를 제시하면서다.

엔비디아가 최신 AI 칩‘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란 점을 강조하면서‘핵심 밸류체인’으로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올해 HBM 부문에서 구체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 역시도 주가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최근 7개 분기 중 가장 낮은 매출 증가 폭을 기록하는 등 과거보다 둔화한 성장세가 투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5회계연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393억3000만달러(56조4582억원)의 매출과 0.89달러(1277원)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평균 예상치 매출 380억5000만달러보다 3.3% 높은 수준이다.주당순이익도 예상치 0.84달러를 웃돌았다.미 월가 큰손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실제 실적 기대치를 집계하는 어닝위스퍼가 제시한‘위스퍼 넘버(whisper number)’0.89달러엔 부합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 센터 AI 칩 매출은 1년 전 대비 93% 급증한 356억달러를 기록했다.이는 시장조사 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의 예상치인 336억5000만달러보다 5.8% 더 많았다.

4분기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이미 예상된 지점이었던 만큼,포커 하는법투자자들의 시선은 2026회계연도 1분기 예상 실적으로 쏠렸다.여기서도 엔비디아는 매출이 43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이라면서 LSEG 예상치 417억8000만달러에 비해 3% 정도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엔비디아가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아 들 수 있었던 이유는 최신 AI 칩‘블랙웰’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엔비디아는 4분기에만 블랙웰과 관련한 매출이 110억달러에 달했다고 강조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가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제품 확산 속도를 기록 중”이라며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놀라운 수준이며,블랙웰에 대한 대규모 생산을 본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앞으로 지켜봐야 할 지점으로 꼽았다.

4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상승했는데,이는 최근 7개 분기 중 가장 낮은 수치다.이번 분기(2~5월) 매출 가이던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5% 정도 성장한 것으로,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13%포인트나 내려앉게 될 것이라는 셈이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어닝콜에서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속도를 높이고 있는 글로벌‘관세 전쟁’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 정도로만 언급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지우는 데는 부족한 답변을 내놓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앞선 정규장에서 3.67% 오른 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도 1~2%대 상승세를 보였다.다만,관세발(發) 불확실성 등에 대한 언급 이후엔 약보합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차기 AI 칩에 대한 비전도 이날 내놓으며 지속해서 매출 성장 속도를 이어가기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젠슨 황은 “하반기 블랙웰의 새로운 신제품인‘블랙웰 울트라’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차기 AI 칩‘루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3월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연례행사 GTC에서 밝힐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연합]

엔비디아는 중국 저비용 AI 서비스 딥시크의 등장에 따른 투자자의 우려를 불식하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어닝콜에서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딥시크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수요 자체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인 만큼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엔 큰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거듭 설명했다.



당장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4분기 실적과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AI 거품론’은 물론‘딥시크 쇼크’까지도 잠재워진 것으로 평가된 만큼,카지노 사업계획서국내 주요 반도체주가 부진 탈출의 기회를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한 바 있다.전날 SK하이닉스는 1.25% 오른 20만3000원으로 반전에 성공했지만,삼성전자는 1.05% 추가 하락한 5만66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시설투자(캐펙스·CAPEX) 전략 변화 여부 등 딥시크가 만들어낸 파장을 제대로 계산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일단 엔비디아 주가와 나스닥지수를 볼 때 눈앞에 닥친 추세 붕괴라는 큰 고비는 넘긴 분위기”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사용되는 최신형 HBM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SK하이닉스로선 향후 AI 시장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어느 정도 걷힌 것만으로도 주가에 가해졌던 하방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진다.앞서 SK하이닉스는 작년 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준인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에도‘5세대’HBM3E 12단 제품에 대한 품질 검증을 통과한 뒤 2분기부터 관련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 향(向) 제품 공급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 “엔비디아의 매출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삼성전자 주가 반등의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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