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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동진 신동진신경과 원장
뇌전증 진료 '30여년' 환자 신뢰 두터워
"발작 짧고 조절 가능…편견 없이 봐주길"

신동진 원장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병원 진료실에서 뇌전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신동진 원장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병원 진료실에서 뇌전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신동진 신동진신경과 원장은 지난 3월 가천대길병원을 떠나 인천 주안역 인근에 자기 이름을 내건 의원을 개원했다.그는 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을 주로 보는 신경과 전문의다.동네 병원에서 많이 다루지 않는 병이지만 "환자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시간과 공간을 훨씬 넓게 쓸 수 있다"는 선배의 말에 개원을 결심했다.대학병원에서 30여년 간 그가 진료한 환자는 1500여명.이 중 800여명가량이 "의원이라도 괜찮다"며 신 원장을 쫓아오겠다고 했다.

대한뇌전증학회 회장,토토 사이트 도메인 슬롯검증사이트뇌전증편견대책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한 신 원장은 지금도 매년 4차례 심포지엄을 주도하며 뇌전증 진료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데 특히 관심이 많다.지난달 30일 만난 신동진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5분 만나던 환자도 10분,15분이고 내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고 흡족해했다.특히,환자들이 자기 병원인 것처럼 들어와 '우리 병원'이라 부르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했다.


뇌전증 환자는 이방인처럼 산다.온몸이 경직된 채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모습은 뇌전증을 대표하는 이미지다.타인은 물론 환자마저 공포를 느낀다.신 원장은 "뇌전증 처음 진단받은 환자들은 '이제 어떻게 살게 되죠'라고 묻는다.심지어 암도 주변에 알려 동정을 구하거나 치료 방법을 묻는데 뇌전증은 아니다"고 말했다.이어 "진단받을 때부터 나는 일반인과 다르다는 생각을 들게 할 만큼 사회적,사람의 편견이 심한 것"이라며 "비슷한 환자가 모이는 병원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에 갑작스러운 이상 흥분 상태가 발생하고,그로 인해 전기적 현상이 그 주위 또는 전체 뇌로 파급돼 발작 증세가 반복되는 병이다.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뇌 질환으로 분류된다.전체 인구의 0.5~0.7%가 뇌전증을 앓는 것으로 추정되는데,환자 수로 보면 37만여명으로 잘 알려진 파킨슨병보다도 더 많다.

인천 신동진신경과 의원은 뇌전증을 전문으로 보는 몇 안 되는 '동네 병원'이다./사진=박정렬 기자
인천 신동진신경과 의원은 뇌전증을 전문으로 보는 몇 안 되는 '동네 병원'이다./사진=박정렬 기자

뇌전증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국내 환자 분포도 'U자 곡선'을 그린다.신생아 때 높았다가 20~50대는 확 줄고 60대 이후 급격히 치솟는다.신생아는 선천적인 요인이나 출산 시 뇌 손상,중추신경계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노인성 뇌전증은 뇌혈관질환이나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뇌종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최근에는 고령화 시계가 빨라지면서 노인성 뇌전증이 늘어나는 추세다.신 원장은 "불행 중 다행으로 나이가 들어 생기는 뇌전증은 약 반응이 좋다"며 "젊을 때 뇌세포는 몇천만개가 연결돼 복잡한데 나이 들면 이게 준다.장작(뇌 신경망)이 작아 불(전기적 현상)도 더 쉽게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진 원장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병원 진료실에서 뇌전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신동진 원장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병원 진료실에서 뇌전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뇌전증은 언제,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교통사고 같은 병이다.환자가 의지로 증상을 조절할 수가 없다.다만,엉뚱한 행동을 반복하고 경기를 일으키는 등의 증상은 길어봤자 30초 안팎이면 잠잠해진다.뇌에 '전기 충격'이 가해지면 발작이 나타나고 혼돈 상태가 오는데,이 시간도 3~4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 년에 한두 번 나타나는 '반짝 증상'에 환자들은 취업을 거절당하거나 이혼당하는 등 사회에서 배척당한다.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 중 병을 밝히고 취업을 거절당하거나 해고된 비율이 각각 12%,16%였다.뇌전증 진단을 받고 이혼을 경험한 비율도 10명 중 1명(10%)이나 됐다.

신 원장은 "전체 환자 70%는 약을 먹으면 조절이 된다.나머지도 미주신경자극술이나 뇌심부자극술로 발작을 조절할 수 있다"며 "뇌전증은 정신병이 아니다.오히려 주변인의 부정적인 시선과 반응이 겁나고 무서워 환자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병이 생긴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1년에 몇 번,30초 발작에 환자가 이렇게까지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며 "고혈압 당뇨병처럼 뇌전증도 만성질환처럼 여겨야 한다.편두통보다도 환자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데 '낙인 효과'로 더는 환자가 힘든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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