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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치 작품' 중심으로 '내가 아는 것' 등 대표작 소개
(청주=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강익중 작가가 4일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강익중(64) 작가는 1984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미국의 유명 미술학교인 프랫 인스티튜트로 유학을 떠나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가로,바카라 써드세로 각각 3인치(약 7.6cm) 크기의 작은 정사각형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나 글자 등을 수천개,수만개 모아 대규모로 설치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는 1997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해 특별상을 받았다.이후 2010년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작업과 2020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광화문 아리랑' 등 국내외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뉴욕으로 건너가 창작 활동을 시작한 지 40년을 맞아 4일부터 작가의 고향인 충북 청주의 청주시립미술관에서 그간의 대표작을 모은 개인전이 열린다.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10년을 기념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유학 시절 넉넉지 않은 형편 탓에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작가는 큰 그림을 그릴 여유가 없어 작은 캔버스를 직접 만들고 그림이나 각종 기호,바카라 써드문자 등을 그리기 시작했다.강익중을 대표하는 '3인치 작품'의 시작이었다.
(청주=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청주시립미술관에서 4일 개막하는 강익중 개인전 '청주가는 길'에 전시된 강익중 작가의 '내가 아는 것' 전경.
전시장에서는 작은 캔버스를 이용한 연작들이 여럿 소개된다.예전 방송국 공개홀로 쓰였던 10m 높이 대형 전시장은 전시장 4면과 바닥까지 모두 작가가 일상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짧은 문장으로 적은 '내가 아는 것' 시리즈로 꾸며졌다.'코를 자주 후비면 코피가 난다'같은 글부터 '나뭇잎의 이슬에도 작은 우주가 있다',바카라 써드'그림의 예술성과 식당의 음식맛은 그 값과 그리 상관이 없다'까지 3천여개의 글자로 이뤄진 200여개 문장을 색색의 글자로 구성한 작업이다.전시장에서는 이들 문장을 청주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20여명이 낭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미술관 1층 로비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청주를 상징하는 무심천,바카라 써드그리고 2층 전시장 입구는 또다른 청주의 상징인 우암산을 재해석한 작품을 설치했다.8천개의 작은 캔버스로 이뤄진 우암산 작품을 지나면 오브제를 붙이거나 그림을 담은 1만여개 캔버스로 구성된 '해피월드'와 '삼라만상' 시리즈가 이어진다.
(청주=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강익중 작가가 4일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청주 무심천을 재해석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2024.7.4.
이밖에 '달항아리' 시리즈와 각종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스케치를 비롯해 순간순간 떠오르는 장면과 생각들을 빠르게 그려낸 각종 드로잉들을 모은 '1천개의 드로잉' 시리즈 등도 소개된다.
4일 전시장에서 만난 강익중 작가는 "청주에 오니 마음이 편한 것이 내가 마음을 여기(청주)에 두고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힘을 빼고 준비한 전시"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강 작가는 이번 전시 이후 10월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 앞에서 열리는 연례 국제미술전인 '포에버 이즈 나우'에 참여한다고 소개했다.강 작가는 이 전시에서 네 개의 대형 직육면체에 한글과 상형문자,아랍어,영어로 아리랑의 가사를 적고 세계인들이 각자의 꿈을 그린 5천여점의 드로잉으로 내부를 구성하는 '네 개의 신전'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청주=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청주시립미술관에서 4일 시작하는 강익중 작가 전시 전경.2024.7.4.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청주 출신의 또 다른 작가 윤형근(1928∼2007)의 개인전도 함께 시작한다.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윤형근은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해방 후 서울에서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전시에는 윤형근의 청주상고 졸업대장과 1978년 프랑스 파리에서 아들과 부인에게 보낸 편지 등 각종 아카이브를 비롯해 여러 소장처에서 대여한 작품들이 나왔다.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듣고 울분에 차서 그렸던 '다색'을 비롯해 청주대성고 소장품 등 1960년대 초기작부터 별세하기 전 2000년대 작품까지 볼 수 있다.두 전시 모두 9월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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