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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광고 많이 해서 잘 되는 줄 알았는데…”
교육기업 에듀윌이 외부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사실상 회사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것이다.공인중개사와 공무원 시험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회원 수가 급격히 줄어든 여파다.
에듀윌은 17일 전략적 투자(SI)를 유치하고 회사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새로운 경영 파트너를 찾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어려운 경영 환경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재무재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해 112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전년에는 1462억원 매출에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회사는 오프라인 학원 수를 줄여가며 인건비를 줄이고 공격적으로 진행하던 광고비도 줄여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듀윌은 TV,슬로슬로캔들지하철 등에서 지속적인 광고로 인지도를 높여 나갔지만 최근에는 광고 노출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며 “특히 연예인을 기용한 TV 광고는 현재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에듀윌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억원을 내며 흑자로 전환시켰다.지난해 같은 기간 56억원의 적자를 낸 것에 비해 고무적인 결과다.하지만 이번 흑자 전환은 허리띠를 졸라 맨 결과여서 근본적인 경영 환경 개선 없이는 계속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듀윌은 최근 한국기업평가에서 선순위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이 BB-에서 B+(부정적)으로 내려갔다.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지난 해 말 총차입금은 683억원에 달했다.하지만 현금성자산은 3억원에 불과하다.이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에듀윌은 지난 1992년 양형남 대표가 설립한 국가고시연구원이 모체다.지난 2002년 현재 사명인 에듀윌로 변경했다.양 대표 외 2인이 지분 77.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재 회사의 가장 큰 위기 요인은 시장 상황이다.에듀윌은 성인교육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왔는데 특히 공인중개사와 공무원 시험에서 인지도가 높다.하지만 회원 수가 매년 줄어가는 상황이다.
공인중개사 응시자 수는 지난 2021년 40만명이 넘으며 가장 많은 인원이 시험에 응시했다.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난 해 응시자 수는 20만명대까지 하락했다.
공무원 시험 역시 2021년 9급 시험에 20만명 정도가 응시했지만 올해 응시자는 10만명으로 절반이나 줄었다.이에 에듀윌의 주요 매출 분야인 공인중개사와 공무원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회사는 외부 투자 또는 인수합병이 되더라도 지금의 사업은 유지할 계획이다.
에듀윌 관계자는 “에듀윌은 32년간 국내 교육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투자 유치와 M&A 추진은 글로벌 교육기업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에듀윌은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교육에 접목해 수험생들에게 최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진정한 에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투자처 등 정해진 바는 없지만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에듀윌의 교육 철학 및 비즈니스는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