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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건물 공용계단에서 공업용 본드를 흡입해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주거침입죄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A씨(46) 상고심에서 주거침입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을 파기해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10월 서울 강북구의 한 빌라건물에 들어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4시간 동안 공업용 본드를 흡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의 주거침입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빌라건물 1층 공동현관문에 별도 잠금장치가 없었고 CCTV(폐쇄회로TV)나 외부인 출입을 금하는 표지,무드리크공동주택 관리인 등도 없었다며 거주자가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통제,무드리크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피고인이 공동현관을 출입하면서 공용부분이 훼손되거나 손상되지 않았고 출입과정에서 거주자들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A씨가 빌라건물에 들어가 거주자들의 평온상태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건물은 세대별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이 상당히 밀착돼 있고 공용부분도 넓지 않은 데다가 엘리베이터 등 별도 출입방법이 없어 공용부분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각 세대의 독립된 주거공간에 영향을 줄 가능성 자체가 다른 공동주택에 비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어 "건물 주변에는 비슷한 다세대주택들이 모여 있고 건물 전면에 '00빌라트'라는 명패가 부착돼있는 등 이 건물이 오로지 주거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음은 외관상 분명해 보인다"며 "외부인의 무단출입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막을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나 그 정도는 공동거주자들의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본드를 흡입한 다음 혼자 욕설을 하거나 웃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냈다"며 "피고인의 환각상태는 바로 인접한 거주자들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였던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환각 상태에서는 다른 범죄를 저지르기 쉽다는 점에서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거주자들의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평가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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