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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연평도서 6년 만에 포사격
주민들 "이맘때쯤 백령도 찾는 관광객이 많아야 하는데…"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포 쏘는 소리 들리죠?소리 진동 때문에 여긴 집까지 울려요."
우리 군의 서북도서 포탄 실사격 훈련이 실시되던 26일 오후 2시20분쯤 뉴스1과 전화 통화를 한 연평도 주민 김정희 씨는 얘기 중간중간 이같이 말했다.
그가 약 20초 간격으로 "어어" 하며 놀라는 듯한 탄성을 낼 때마다 수화기 너머로는 '쿵' 소리의 포탄을 쏘는 폭발음이 생생하게 들려왔다.
우리 군이 지난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체결 이후 중단됐던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5년 9개월 만에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씨는 "북한을 향한 군사 훈련은 안보 유지를 위해 좋다고 생각하지만,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섬 주민 모두를 육지로 올려보낸 다음에 해도 좋지 않으냐"며 "이따 갯벌로 꽃게 따러 가야 하는데 북한이 포나 쏘지 않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 군의 훈련으로 백령도 주민들도 불안한 기색을 피력했다.
비슷한 시각 백령도 주민 심효신 씨는 "개인 용무 때문에 육지로 나가 탔던 택시의 기사도 거기(백령도) 살면 불안하지 않으냐고 묻더라니까요"라고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령도 주민의 가계 수입이 괜찮아지려면 이맘때쯤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야 하는데,사수올로 대 라치오북한과의 대립 구도로 섬을 찾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이럴 때마다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앞날이 막막합니다"고 말했다.
이날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가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 등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가상의 적을 향해 총 290여 발의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우리 정부가 지난 4일 9·19 남북 군사합의의 전부 효력 정지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훈련에 동원된 무기체계는 K-9을 비롯해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사수올로 대 라치오'스파이크 미사일' 등이다.
북한이 지난 5월 28일부터 전날 밤까지 6차례에 걸쳐 우리나라를 향해 오물 풍선을 보내고,사수올로 대 라치오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추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백령도와 연평도를 관할하는 옹진군은 재난 메시지를 통해 "우리 군의 해상사격으로 주민 및 방문객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섬 주민에게 안내했다.
정구영 해병대 제6여단 포병대대장(중령·해사 59기)은 "해병대는 지금 당장이라도 적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며 "적이 도발하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