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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공정위,연일 공방전
"PB 우대 전 세계 관행,아마존과 다르다"
"제재는 세계적 추세,이중 지위가 문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2021년 3월 11일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NYSE 앞에서 웃고 있다.뉴욕=AP 연합뉴스
'유통업체 역대 최대 과징금(1,400억 원+a)' 제재를 받은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공정위는 쿠팡이 임직원을 시켜 유리한 구매 후기(리뷰)를 달게 하고,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켰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행위' 혐의를 적용했다.이에 쿠팡은 반박 자료를 5번이나 내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노출 관련 불공정행위 제재는 세계적 추세"(공정위) "PB 상품 우대는 전 세계 관행인데 한국 공정위만 문제 삼았다"(쿠팡) 등 주요 쟁점의 사실 관계를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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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세계 최초,유일 규제?(X) 해당 제재가 '세계적 추세'라는 공정위 설명은 맞다.유럽연합(EU)은 2022년 12월 아마존이 구매 직전 소비자에게 보인 '바이 박스(buybox)' 화면에 자사 제품을 상위에 노출한 것이 부당하다며 조사에 착수했다.아마존은 EU 집행위 제재 직전 자진 시정(동의의결)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9월 아마존이 저렴하게 판매되는 상품을 검색창 하단으로 내리는 행위 등을 문제 삼았다.이 사안은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쿠팡은 "미국,유럽에서도 쿠팡 랭킹처럼 선호 제품 추천 알고리즘(검색창 추천)이 문제 된 적이 없기 때문에 세계 최초,유일 규제"라고 다시 반박했다.그러면서 아마존은 소비 직전인 '결제 화면'에 자사 제품을 우선 추천한 데 비해,쿠팡은 소비 시작 단계인 일반 '검색창'에 PB 제품을 우선 추천한 거라 다르다는 점을 부각했다.
정작 전문가는 알고리즘 조작이 소비 과정 어느 단계에 이뤄졌든 문제의 본질은 같다는 의견이다.김인경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사업자가 일종의 권력으로 자사 제품을 먼저 노출시키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문제는 똑같다"며 "쿠팡과 아마존처럼 플랫폼과 사업자가 수직 결합된 '이중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기업이 커지면서 이같은 문제가 잇따르는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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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PB 상품 우대는 업계 관행이라 문제 없나?(X) 쿠팡은 PB 상품 우대가 유통업계 관행이라 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신세계,롯데 등 PB 상품을 판매하는 수많은 이커머스 회사도 기본 추천 순으로 PB 상품이 상단에 노출된다.쿠팡과 비슷한 방식의 상품 진열 방식을 도입한 곳이 많은 데도 쿠팡만 규제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 PB 상품 우대 판매는 관행으로 여겨진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유통업체는 중소업체 제품을 '직매입(위·수탁)'하거나 계약을 통해‘PB’화해서 판다"며 "재고 해결이 큰 문제인데,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PB 상품 판매를 중시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와 쿠팡은 오프라인 진열대와 온라인 검색창 등으로 사업 형태가 근본적으로 다르다.일반 유통업체는 '중개업'도 하지 않는다.플랫폼이 아니라는 얘기다.쿠팡은 오픈 마켓 형태로 입점업체에 수수료를 받고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자,자기 제품을 파는 '사업자'인 이중 지위를 가졌기에 문제가 된다.경기 심판이자 선수를 겸하는 셈인데,심판 지위를 앞세워 다른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쿠팡은 다른 입점업체에겐 댓글을 달지 못하게 막아 두면서,자사 임직원 2,297명을 동원해 쿠팡 PB 제품에 긍정 후기를 남겨 순위를 올렸다.
쿠팡과 유사한 판매 구조를 가진 곳은 아마존과 컬리가 있다.컬리는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컬리 관계자는 "컬리에서 생수를 검색하면 PB 생수 제품은 판매량 등 소비자 선호가 낮아 하단에 검색된다"며 "PB 제품을 상단에 고정시키기 위해 알고리즘 조작을 하지 않고 있고,붐 슬롯판매량과 조회 수에 따라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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