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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배송 인력은 정규직과 특수고용직,대전 대 수원개인사업자로 나뉜다.개인사업자인 카플렉스는 현재 산재·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다‘택배’라는 같은 일을 하는데도 안전망에 차이가 생긴다.
7월9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 소하천에서 소방구조대가 폭우에 실종된 쿠팡 카플렉스 노동자를 수색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7월9일 경북 경산에서 40대 여성 ㄱ씨가 폭우 중 쿠팡 배송에 나섰다.ㄱ씨는 7월9일 새벽 5시10분께‘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달을 못하겠다’고 쿠팡 본사 쪽 담당자에게 전달했다.차창 밖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사진도 함께 보냈다고 한다.쿠팡 담당자는‘그 현장은 철수하고 다른 곳부터 하라’고 안내했고,2분 뒤인 새벽 5시12분께 ㄱ씨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ㄱ씨는 7월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ㄱ씨는 자기 차로 그날그날 쿠팡 본사와 계약을 맺고 배송을 수행해 건당 수수료를 받는‘카플렉스’였다.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3.3%’사업소득세를 떼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일했다.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특수고용직인 택배 기사는 산재·고용보험 의무가입 대상이다.하지만 ㄱ씨를 포함한 쿠팡 카플렉스는‘택배 기사’가 아니어서 산재·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이게 무슨 소리일까?
법적으로 택배 기사란 CJ대한통운·한진택배·롯데택배 같은 택배사업자 또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화물을 배송하는 사람이다.그런데 카플렉스 노동자들이 계약을 맺는 상대방인 쿠팡 본사는 물건을 직접 매입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도소매업자’다.물론 쿠팡은 이 판매 상품을 자체적으로 배송도 한다.그러나 화물자동차법에 따르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이다.로켓배송 등 자체적으로 판매 상품을 배송하는 것은 쿠팡 자신의 필요에 따른 것일 뿐‘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한 것이 아니어서,쿠팡이 하는 행위는 운송사업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그 결과 사실상 같은 일을 하는데도 안전망에 차이가 생긴다.쿠팡 배송 인력에는 세 종류가 있다.쿠팡 본사 또는 쿠팡 자회사‘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계약하는‘쿠팡친구(약 5000명,정규직)’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기에 직종과 관계없이 산재·고용보험 가입 대상이다‘쿠팡 퀵플렉스(약 1만3000명,특수고용직)’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계약 상대방인 쿠팡 CLS가 택배사업자이므로 특수고용직 택배 기사로서 산재·고용보험에 가입된다.반면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그날 하루치 업무를 사전에 신청해 자기 차로 배송하는‘쿠팡 카플렉스’는,계약 상대방인 쿠팡 본사가 법률상‘택배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택배 기사’로서 산재·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똑같이 야외에서 중량물을 취급하는 배송 노동을 하는데도 카플렉스만‘택배 기사’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법의 사각지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카플렉스는 가끔씩 본인이 원하는 날짜 및 시간대에 원하는 소량의 물량 배송을 신청하고 본인의 자가용 차량으로 배송을 하는 분들로,
대전 대 수원관련 법령상 산재보험 가입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쿠팡 카플렉스는 산재·고용보험 적용 대상 직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카플렉스는 (1개월 이상 계약한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가입 요건인) 월 소득 80만원 이상인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알고 있다”라고도 말했다.설령 가입 대상에 넣더라도 고용보험 같은 사회안전망의 혜택은 받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카플렉스로 일하며 월 소득 80만원 이상을 버는 이들도 존재할 수 있다.또한 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인 단기 노무제공자는 지금도 소득과 무관하게 산재·고용보험 가입 대상이다.배민커넥트나 쿠팡이츠 등 그날그날 일감을 수행하는 배달 라이더들도 특수고용직인 퀵서비스 기사로서 산재·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일단 보험료를 걷고 이후 소득기준에 미달하면 돌려주는 방식을 취한다.이를 고려하면,쿠팡 카플렉스만 산재·고용보험에서 제외해야 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
박다혜 변호사(법률사무소 고른)는 “산재·고용보험법을 보면‘근로자가 아니면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노무제공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되어 있다.애초에 택배 기사를 포함한 19개 직종의 범위를 노동부가 정한 것이다.이렇게 열거식으로 직종들을 규정했다면,적어도 그러한 규정이 변화하는 노동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심야 로켓배송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최근 쿠팡에서 숨진 이는 경산 카플렉스 ㄱ씨만이 아니다.특수고용직인 쿠팡 퀵플렉스로 경기 남양주에서 주 6일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해오던 정슬기씨(41)는 지난 5월28일 집에서 쓰러져 숨졌다.사인은 심실세동·심근경색 의증이었다.정씨는 쿠팡 CLS의 대리점과 배송 위탁계약을 맺었지만,카카오톡으로 쿠팡 CLS 쪽 담당자의 업무 지시를 받았다.지난 2월 새벽 5시20분께 동료 배송을 도와주라는 쿠팡 CLS 담당자 지시에 정씨가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 기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경산에서 폭우 중 배송에 나선 ㄱ씨에게‘그 현장은 철수하고 다른 곳부터 하라’고 지시한 것도 쿠팡 본사 직원이었다.만약 쿠팡 본사가 카플렉스에게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관계라면,직종과 무관하게 쿠팡이 카플렉스를 고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이럴 경우 쿠팡이 산재·고용보험은 물론이고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도 직장가입자로 가입시켜야 하며 노동법상 각종 책임도 져야 한다.쿠팡 CLS 역시 만약 특수고용직 택배 기사들에게 일상적 업무 지시를 한다면 고용주로서의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지난 7월3일 근로복지공단은 쿠팡 CLS와 배송 위탁계약을 맺은 택배 영업점 528곳과 물류센터 위탁업체 11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노동자 약 2만명이 산재·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하고 누락 보험료 47억3700만원과 과태료 2억9600만원을 부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들은 법적으로 노동자인데도 사업소득세 3.3%를 납부하는 개인사업자로 위장 계약해 일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2월 제주시에 쿠팡 로켓배송이 시작되었다.©쿠팡 제공 보호망 없는 상태에서‘정식 노동자 아닌 상태’로 일하면서‘노동 산재’를 겪는 아이러니한 일들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7월18일 오전 1시40분께 쿠팡 제주1캠프(물류센터에서 온 상품이 모이는 곳)에서 배송을 하다 뇌출혈 증상으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된 ㄴ씨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같은날 오전 7시50분께는 제주 애월의 쿠팡 물류센터 서브허브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50대 일용직 ㄷ씨가 물을 마시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두 사고 모두 쿠팡이 지난 7월11일 제주에서 심야 로켓배송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은 “지금 즉시 쿠팡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야 한다”라며 기자회견을 열였다.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사회보험 테두리에 들어가지 못한 쿠팡 노동자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파악하고 고쳐야 한다.무엇보다 정해진 시간에 할당된 물량을 배송하지 못하면 일감을 주지 않거나 배송구역을 사실상 빼앗아가는 과도한 페널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현장에서 행사하기 어려운 작업중지권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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