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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전경사진.한겨레 자료 사진 
쿠팡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다 숨진 정슬기(41)씨가 일한 지 1년 2개월이 지나서야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또한 정씨는 국토교통부가 제정한‘표준계약서’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4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지브리 우산쿠팡씨엘에스 남양주2캠프 굿로지스대리점에서 쿠팡퀵플렉서(택배기사)로 일하다가 지난 5월28일 숨진 정씨는 지난 1년2개월 간 고용·산재보험 없이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정씨는 대리점과 지난해 3월10일‘전송 운송계약서’를 체결했지만 지난 4월13일에서야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했다.앞서 근로복지공단은 전날 쿠팡씨엘에스와 배송위탁 계약을 맺은 택배 위탁영업점(대리점) 528곳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정씨처럼 고용·산재보험에 노무제공자는 3100여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지브리 우산숨진 정씨는 주 6일,오후 8시30분~다음날 오전 7시 근무했다.하루 10시간30분,일주일 63시간 일한 것으로,12주 평균 주 60시간인‘과로사 인정’기준을 넘는다.게다가 원청인 쿠팡씨엘에스가 정씨에게 직접 과도하게 배송업무를 지시하면서‘과로’가 심화됐다고 택배노조는 주장한다.
아울러 정씨와 대리점이 맺은 계약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의 표준계약서에 못미치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생활물류법의 표준계약서에는 계약기간,계약해지 사유 제한,안전보건 조치 등이 포함돼야 하지만,정씨 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2021년 생활물류법 개정으로 택배서비스사업자는 표준계약서에 기초한 위탁계약서 마련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택배업으로 등록할 수 있다.이에 쿠팡씨엘에스도 “택배기사의 업무가 과도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주당 작업 일수와 작업 시간에 따라 관리하여 줄 것을 계약 내용을 통해 전문배송업체(대리점)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지브리 우산정작 현장에선 지키지지 않는 셈이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한겨레에 “대리점 중 표준계약서를 충족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국토교통부가 표준계약서 마련 여부만 볼 게 아니라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심지어 정씨 계약서를 보면 “쿠팡씨엘에스가 정해둔 관리규약을 따르고,이에 반하거나 규약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등 내용이 담겼다.노조는 이런 계약내용 때문에 계약이 해지될 것을 두려워한 정씨가 막대한 배송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과로하다 숨졌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