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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는 올해 3월 스페인의 인공지능(AI) 생체인식 기업 '페이스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사진은 페이스피의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하는 모습./사진=페이스피 홈페이지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유럽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다.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 견제에 나선 가운데 한컴은 틈새시장을 노린다.한컴이 MS를 대체할 AI SW를 찾는 유럽 기업들을 새로운 고객사로 유치한다면 글로벌 사업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한컴이 유럽 공략을 위해 내세운 것은 AI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 어시스턴트'다.회사는 한컴 어시스턴트의 베타 버전을 내놓은 상태다.
페이스피 네트워크 활용…IA·RPA 타깃
한컴은 유럽 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페이스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페이스피는 스페인의 AI 생체인식 기업이다.한컴은 올해 3월 페이스피에 대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2대주주가 됐다.한컴은 페이스피의 솔루션의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페이스피의 솔루션을 한컴 브랜드로 판매하는 화이트라벨링 방식의 영업을 할 수 있다.페이스피는 생체인증에 필요한 안면·지문·동공·음성 등의 생체인식 기술을 보유했다.유럽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한국 금융회사들도 고객사로 보유했다.
한컴은 유럽 AI 시장을 공략하는데 페이스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스페인 기업 페이스피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에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한컴은 페이스피와 함께 유럽의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및 IA(지능형 자동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특히 페이스피 본사가 위치한 스페인과 폴란드의 기업들이 첫 타깃이다.회사는 △RAG(검색 증강 생성) 솔루션 '한컴 데이터 로더' △한컴 피디아 △한컴 어시스턴트 등을 도입해 AI 업무환경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한컴은 AI 업무환경에 관심을 보인 현지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어 8월에는 협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왼쪽부터)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와 하비에르 페이스피 대표가 올해 3월 투자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제공=한글과컴퓨터 한컴에게 유럽은 낯설지만은 않다.김연수 한컴 대표가 유럽 기업을 인수해서 경영한 후 매각까지 한 경험을 보유했기 때문이다.김 대표는 지난 2015년 벨기에의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를 인수한 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했다.이후 3년 만에 회사의 덩치를 키워 매각했다.
그는 아버지인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으로부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았다. 다양한 법인의 인수합병(M&A) 과정에 참여하며 역량을 쌓았다.한컴 대표 부임 이후에도 한컴MDS 등 그룹의 주력인 SW 및 AI와 연관성이 작은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확보한 현금으로 AI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SDK로 'MS 틈새' 노린다
한컴의 유럽 AI 시장 공략 키워드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다.완성된 패키지형 SW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SDK를 기업들에게 공급한다.SDK는 운영 체제(OS) 또는 프로그래밍 언어 제작사가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툴이다.개발자나 기업은 SDK를 활용해 필요한 SW를 개발할 수 있다.한컴이 내세운 △한컴어시스턴트 △한컴데이터로더 △한컴피디아 등의 AI 기술들은 SDK로 공급된다.기업들은 필요로 하는 SW에 한컴의 SDK를 적용해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예를 들면 각종 소통·업무·협업 도구에 한컴의 SDK를 챗봇 형태로 추가할 수 있다.사용자들은 SDK의 기능 덕분에 다양한 형태의 문서파일들을 보고 편집할 수 있다.오고가는 문서파일들에서 텍스트·표·이미지 등을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변환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접목하면 질문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환각 현상없이 추출할 수 있다.LLM이 접목된 SW는 필요한 문서를 원하는 서식에 맞춰 자동으로 생성해주기도 한다.한컴은 이러한 AI 기능을 갖춘 SDK를 폐쇄망 환경의 유럽 기업들에게 적용해 AI 업무환경을 구축하는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한컴의 AI SDK는 MS의 오피스를 비롯해 다양한 소통·업무·협업 도구와 웹 서비스 등에 연동될 수 있다.유럽의 기업들은 이미 MS 오피스와 다른 SW를 활용하고 있다.하지만 EU의 미국 빅테크 견제 분위기에 힘입어 한컴은 현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AI를 SDK로 공급하면서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EU의 미국 빅테크 기업 견제가 이어지고 보안이나 정치·정서 등의 이슈에 따른 대안으로 자사 신규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기업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한컴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AI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사업적으로도 적극적인 개방 정책을 펴는 만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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