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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PE,HL그룹 투자 전용 펀드
회장 두 딸 지분 100% 보유
설립 초기 등기임원들 HL그룹 임직원
21년말 설립 후 4년 운용성과서
공동 GP 역할만 수행…운용역량 의문
정몽원 회장이 이끄는 HL홀딩스가 정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한 사모펀드(PEF)에 거액의 자금을 출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PEF의 독립적인 운용능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그룹 자산이 오너 일가의 사익을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로터스PE 유일한 주주는 두 딸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jtbc 로또HL홀딩스는 2021~2023년 정 회장의 두 딸이 100% 지분을 보유한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로터스PE)가 공동 운용(GP)으로 참여한 펀드에 총 2170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했다.이는 HL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922억원)의 2.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애당초 로터스PE는 2020년 11월 출범 때부터 정몽원 회장 자녀 소유로 설립됐다.지분구조를 보면 장녀 정지수(50%)씨와 차녀 정지연(50%)씨가 유일한 주주로 4년간 변동이 없었다.최초 등기임원 3인도 이상민 대표를 제외하고 당시 한라그룹 임직원으로 구성됐다.이용주 기타비상무이사는 한라 전무를,장경국 기타비상무이사는 한라홀딩스 상무를 지냈다.이용주 전무는 현재 HL D&I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직 중이다.
시장에선 로터스PE의 운용능력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2023년 말 기준 임직원은 이상민 대표를 포함해 3명으로,jtbc 로또이 대표의 경우 공시상 투자 관련 이력은 전무하다.회사 내부에는 이사회,jtbc 로또이사회 내 위원회 등도 설치돼 있지 않다.3분기 말 기준 투자 성적도 저조했다.9월 말 투자금액 대비 평가금액은 436억원 손실로 집계됐다.WCP(761억원)와 우성플라테크(187억원) 투자에서 손실 폭이 커지면서 한국자산평가(260억원)과 윌비에스엔티(252억원) 등에서 본 이익을 상쇄하고도 손해가 막심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로터스PE는 타 GP가 주도하는 투자에 LP를 모집하는 공동 GP로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단독으로 펀드를 결성한 적이 없고 출자자(LP) 출자금액 전액이 HL그룹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자본금 20억원의 신생 운용사였던 로터스PE는 설립 4년여 만에 총운용자산(AUM) 3600억원의 5개 펀드를 굴리는 PEF로 성장했다.로터스PE는 운용 보수와 투자 성과에 따른 수수료를 수임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실제로 로터스PE의 매출액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8억원에서 22억원,26억원으로 늘었다.당기순이익은 이보다 늘어 3억원에서 14억원,43억원까지 뛰었다.
직접투자 대신 자회사 경유…공시 회피 의혹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출자가 오너 일가의 지주사인 HL홀딩스 지분 매입 재원으로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실제로 정 회장의 두 딸은 올해 1월 HL홀딩스 지분을 각각 1.14%씩 추가 매입한 바 있다.당시 두 딸은 지분 매입 재원의 출처로 배당소득과 투자이익,증여,근로소득 등을 댔다.현재 정몽원 회장의 HL홀딩스 지분은 32% 수준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활용해 오너 일가 가족들이 돈을 버는 이른바 '터널링(자산·수익의 이전)' 수법"이라며 "손실은 HL홀딩스 투자자들이 감당하고,이익은 오너 일가가 독식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