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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중국 우한연구소가 박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더 강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더 강한 신종 박쥐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사람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게다가 최근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코로나19 제조·유포 의혹이 제기된 터라,중국이 또 다른 바이러스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하지만 질병관리청과 감염학계에선 "범유행을 우려하기엔 이르고,사람에게 실제 감염된 사례가 없으므로 과장된 해석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우한연구소는 박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똑같은 '사람 수용체'를 이용해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신종 박쥐 바이러스 'HKU5-coV-2'(HKU5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출했다.이번 연구는 박쥐를 깊이 연구해와 ' 배트우먼'이라는 별명을 가진 중국 바이러스 학자 시정리(Shi Zhengli)씨가 광저우 실험실에서 찾아냈으며 광저우과학원과 우한대학,행운 카지노우한바이러스학 연구소 연구원들도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크게 △엠베코바이러스 △사르베코바이러스 △메르베코바이러스 △노베코바이러스 등 4개 그룹으로 나뉜다.코로나19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모두 '사르베코바이러스' 계열이다.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신종 박쥐 바이러스는 '메르베코바이러스' 계열이다.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속한 그룹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세균' 목록 30종엔 사르베코바이러스와 메르베코바이러스가 모두 포함됐다.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메르베코바이러스 그룹은 사람을 직접 감염시키거나,토토 걸리면 제로중간 숙주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이번 신종 박쥐 바이러스도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이 크다고 본 것이다.

중국에서 발견된 신종 박쥐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단계 예상도./사진=thepaper.cn주목할 건 이번 연구에서 HKU5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몸속에 있는 'ACE2 수용체'와 달라붙었다는 점이다.코로나19 바이러스에 우리 몸에 침입했을 때 결합하는 게 바로 ACE2 수용체다.연구진은 "박쥐에서 분리한 이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뿐만 아니라 인공적으로 배양한 폐·장기 조직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신종 박쥐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더 강하다"고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정부와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견해다.24일 질병청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김은진 질병청 신종병원체분석과장은 "이게(신종 박쥐 바이러스가) 인체 내로 바로 감염되고 범유행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는 확대 해석이 있지만,추가로 동물실험이나 임상 연구 등을 통해 병원성·감염력에 대해 더 연구돼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이어 "이 바이러스는 박쥐 속 단백질을 통해 감염되는데,(신종 박쥐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결합 능력이 낮은 데다 아직 사람 감염 사례가 없다"며 "과장된 해석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감염내과 교수들도 범유행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사람 감염 사례가 있어야 하고,감염됐을 때 증상이 있는지,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지 등도 확인한 후에야 팬데믹(범유행) 후보군으로 결정한다"며 "이번에 박쥐에서 해당 바이러스가 분리(검출)된 것만으로 팬데믹 가능성을 점치는 건 몇 단계 뛰어넘은 예측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기자에게 "실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없으므로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감염으로 이어질지 아닐지는 예측할 수 없다"면서 "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처럼 ACE2 수용체와 결합한다고 해서 바로 '감염'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수용체와 결합한 후 몸에서 '증식'해야 감염 단계로 이어지는데,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진행한 세포 연구만으로는 사람 몸속에서 증식할지 알 수 없어서다.

중국 후베이성에 위치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사진=뉴스1하지만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시정리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관련,우한연구소 실험실 유출설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도 유명하다.과연 신종 박쥐 바이러스가 인공 바이러스일 가능성도 있을까.이에 대해 엄중식 교수는 "중국이 일부러 이 바이러스를 만들어서 퍼뜨리려 했다면 이번처럼 일찍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축했다.엄 교수는 "우한연구소에서 이번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한 직후,데이터가 더 많이 나오기 전 서둘러 발표한 경향이 있다"며 "여러 다양한 미생물의 역학적 기전,슬롯 콤프 작업병동력 데이터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서둘러 발표한 건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였을 것 같다"고 봤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CIA 대변인의 성명을 인용해 "코로나19 기원은 자연 발생설보다 연구소 유출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CIA의 존 랫클리프 신임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임명된 인물로,오랫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국 연구소 유출설을 지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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