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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Story] 덩치는 대기업인데 성장 방식은 여전히‘스타트업’…
● 오픈AI와 협업 발표,간만에 호재 알려
● 사업 부진·사법 리스크·주가 하락 악재 수렁
● 한때‘국민주’로 불렸지만 이젠 옛말
●‘아이위랩’인수 후‘카톡’으로 매출 100만 배 성장
● 경영진의‘주식 먹튀‘쉬운 돈벌이’골몰 비판
● 스타트업 성장 방식 고수하다 여론 비판·오너 리스크까지
● 김범수 “성장 방정식 더는 유효하지 않음 뼈저리게 느껴”
●‘비욘드 코리아·카카오’… 해외 사업·독자적 기술력 확보 해야 혁신 [Gettyimage,카카오]사업 부진,사법 리스크,주가 하락 등 악재로 신음하던 카카오가 오랜 부진 끝에 올해 초 호재를 맞았다.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국내 기업 최초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2월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카카오-오픈AI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오픈AI의 창업자이기도 한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인)은 “장기적 관점에서 AI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카카오와) 공유된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첨단 AI 기술을 카카오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톡에 구현되는 (오픈AI의)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카카오만의 스타일로 더욱 특별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Gettyimage,카카오]](https://imgnews.pstatic.net/image/262/2025/02/27/0000018167_001_20250227090211438.jpg?type=w860)
호재를 반영하듯 카카오 주가는 2월 3일 9%,5일 5.62%,6일 4.86% 상승(전일 대비·종가 기준)해 사흘 만에 3만8350원에서 4만5300원이 됐다.지난해 12월 23일 이후 3만 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다시 4만 원대에 안착하는 양상을 보였다.2021년 6월 24일 17만3000원을 기록하며 한때‘국민주’라고 불리던 카카오가 오픈AI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창업자부터 줄줄이… 잇따른 경영진 사법 리스크
검찰은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카카오그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정점에 이른 것은 지난해 7월 무렵이다.
SM엔터 시세조종 논란은 총수 김 위원장 구속 외에도 카카오 전반적 경영활동에 흠집을 냈다.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법인까지 엮이며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김 위원장과 함께 기소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강호준 투자전략실장,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등도 법정에 섰다.
지난해 카카오가 직면한 사법 리스크는 SM엔터 시세조종뿐만이 아니었다.카카오와 계열사 곳곳에 크고 작은 리스크가 경영활동에 큰 오점을 남겼다.예컨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음원 서비스‘멜론’의 구독 중도해지를 알리지 않아 전자상거래법을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지난해 2월 과징금 9800만 원을 부과받았다.멜론 혹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정기 결제형 음원 서비스 중도해지 신청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또 카카오 본사는 지난해 5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51억4196만 원과 과태료 780만 원을 부과받았다.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 불법 거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다.카카오게임즈도 같은 해 5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공정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수급 사업자에게 용역을 발주하면서 하도급계약서 5건을 용역 수행이 시작된 이후 늑장 발급했는데,공정위는 이를 콘텐츠 업종의‘전형적 불공정 용역 관행’이라고 판단했다.10월엔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 업체(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에 소속 기사 정보와 택시 운행 정보 등 영업 비밀을 요구하고,경쟁 업체가 이를 거절하자 경쟁사 가맹 소속 기사가 콜(카카오 택시 일반 호출)을 받을 수 없도록 부당 차단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72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카카오택시 일반 호출은 경쟁사 가맹 소속 기사도 응답할 수 있는데,이를 차단하자 수입이 줄어든 기사들이 잇따라 가맹 해지를 신청하는 등 경쟁 업체들은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행위 결과로 일반호출 시장뿐 아니라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51%(2020년 기준)에서 79%(2022년 기준)로 크게 증가,압도적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게 됐다.최근 증권선물위원회의 매출액 산정방식 변경에 따라 매출액이 재산정되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과징금은 151억 원으로 줄었지만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카카오페이 또한 중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기업‘알리페이’에 고객 신용정보를 동의 없이 넘겼다는 이유로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카카오페이는 2018년부터 알리페이에 542억건의 신용 관련 개인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에 개인정보위는 올해 1월 22일 과징금 59억6800만 원을 부과했다.금융감독원도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17만 → 3만 원대 추락… 무너진‘국민주’아성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지난해 7월 이후 카카오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김 위원장은 2023년 10월부터 카카오 공동체 쇄신을 위해 직접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과 경영쇄신위원장을 맡고,외부 감독기구인‘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카카오 조직 혁신에 공을 들여왔다.김 위원장의 구속에 정신아 대표가 한시적으로 대행을 맡고 경영 공백 최소화에 나섰지만 창업자의 공백은 카카오의 주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카카오 주식은 2021년 성장 기대감에 따른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한때 17만 원대까지 올랐다.소액주주만 200만 명에 이르며‘국민주’로 불리던 때다.김 위원장의 모습과 영어 이름‘브라이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카카오의 캐릭터‘라이언’은 국민 캐릭터 대접을 받기도 했다.
카카오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해 재상장한 2021년 4월 15일 종가는 12만500원이었다.하지만 올해 설 연휴 직전인 1월 24일에는 3만5750원으로 마감했다.무려 75%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김 위원장의 주식 부호 순위도 함께 급락했다.김 위원장은 한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선두 경쟁을 펼치며 우리나라 최고 주식 부자로 거론되던 인물이다.2020년 그의 보유 상장사 주식 가치는 9조835억 원으로 이건희 당시 삼성전자 회장(17조8435억 원)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주식부호 상위 50인 리스트에서 김 위원장은 12위를 기록했다.지난해 6월 말 기준 김 의장의 주식 재산은 4조2973억 원으로 같은 해 1월 초(6조1186억 원)보다도 1조8000억 원 넘게 빠졌다.
이에 카카오는 비핵심 계열사 정리 등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부동산 개발·공급업체 카카오스페이스와 거대 AI 언어 모델을 개발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합병했다.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백 문제가 해소된 만큼 조직 정비,대규모 투자,계열사 매각 등 CA협의체와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역할이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김 위원장이 그동안 택한 자율 경영 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카카오의 쇄신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진정한 혁신을 위해선 자기부정과 함께 과거의 혁신을 버려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PC 통신에 감명받은 김범수,인터넷 사업에 눈뜨다
김 위원장은 대표적‘흙수저’창업가다.그는 전남 담양에서 농사를 짓다 상경한 부모님 사이에서 1966년 2남 3녀 가운데 맏아들로 태어났다.김 위원장은 어릴 적 할머니를 포함한 여덟 식구가 방 한 칸짜리 집에서 살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상경 후 아버지는 목공 일과 막노동,토토 와이즈 윈어머니는 식당 일을 했다.김 의장만이 다섯 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김 위원장은 재수 끝에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으로 입학했고,과외를 통해 학비를 마련했다.1991년 봄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후배의 자취방에 들른 게 오늘날 김 위원장과 카카오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는 PC통신 태동기였는데,10명 정도가 동시 접속해 채팅 등을 하도록 지원하는 네트워킹 시스템‘BBS(Bulletin Board System)’가 그에게 충격을 줬다.이에 김 위원장은 친구들이 이른바‘잘나가는’삼성전자나 삼성물산을 지원할 때‘컴퓨터 분야가 승산이 있다’는 막연한 일념으로 삼성데이터시스템(현 삼성SDS)에 입사해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현 네이버 Global Investment Officer·GIO)과 함께 직장 생활을 하게 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일을 하던 1995년,김 위원장은 BBS의 신선한 충격을 회상하며 삼성의 PC통신 사업‘삼성유니텔’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에 지원했다.1997년 유니텔은 PC통신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유니텔이 개최한 이벤트‘OX 퀴즈’에 7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내 통신 시장의 대세가 PC통신이 아닌 인터넷으로 바뀌고 있음을 직감하며 창업을 하기 위해 1998년 사표를 던졌다.그리고 사채까지 동원해 2억5000만 원의 자금으로 PC방을 차렸다.한양대 앞에서 당시 전국 최대 규모 수준의,PC 48대를 갖춘‘미션 넘버원’을 오픈한 후‘PC방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제작해 자금을 마련했다.
막연하게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김 위원장은 사업 아이템을 온라인 게임으로 정했다.서울교대 근처 오피스텔에서 1999년 11월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고 다음 달인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삼성SDS에 근무했던 문태식(현 카카오 VX대표)이 함께하겠다며 손을 들었다.6개월 만에 5000만 원을 벌며 사업은 성공 가도에 올랐다.
얼마 후 삼성SDS 유니텔팀 소속 직원이었다가 퇴사한 남궁훈(현 게임인재단 이사장)도 새 창업 멤버로 합류했다.이후 문 대표는 한게임 부사장을 거쳐 NHN엔터테인먼트 이사,NHN게임스 대표,NHN USA 대표,엔플루토 이사회 의장 등을 맡았고,남 이사장은 한게임 사업부장,NHN 한국 게임 총괄,NHN USA 대표를 거쳐 CJ인터넷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카카오 대표를 지냈다.
네이버 이해진과 함께하다 갈라서
![2000년 4월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이해진 당시 네이버 창업자(왼쪽)와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가 두 회사의 합병을 발표하고 있다.[네이버]](https://imgnews.pstatic.net/image/262/2025/02/27/0000018167_003_20250227090211855.jpg?type=w860)
당시 한게임은 회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서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고,네이버는 후발 검색주자로 10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트래픽은 별로 없는 상황이라 둘의 제휴는 각자에‘윈윈’효과를 가져다줬다.
김 위원장과 이해진 GIO는 힘을 합쳐 네이버를 1위 포털사업자로 키웠다.네이버는 한게임을 지분 스와핑 방식으로 완전히 흡수했고,김 위원장은 이해진 GIO와 네이버컴 공동 CEO를 맡았다.공동 CEO 체제에서 김 위원장은 한게임 분야와 해외 사업 분야를 맡았고,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네이버의 기술개발과 전반적 경영을 담당했다.
한게임은 초창기 NHN의 수익 대부분을 담당했다.김 위원장은 네이버와 합병한 2000년 겨울이 가장 혹독했다고 밝힌 바 있다.당시 재무책임자로부터 “이달 월급 주고 나면 자금이 바닥난다”고 들었을 정도다.
자금난을 해결할 유일한 카드는‘한게임 유료화’밖에 없었고,이의 성공은 회사의 숨통을 틔웠다.한게임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는 2001년 3월 처음 시작된 이후 1주일 만에 매출 3억 원을 돌파했다.넉 달이 지나자 누적 매출액 33억 원을 기록했다.당시 상반기 예상 매출액으로 세웠던 29억 원을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였다.한게임의 성공적 유료화에 힘입어 NHN은 2000년 79억 원의 적자 기업에서 2001년 53억 원의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다.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지금도 당시 순간을 떠올리면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유료화의 성공은 나에게 가장 감동적 사건 중 하나다.”
한게임은 2001년 하반기부터 아바타 꾸미기 등 유료 아이템을 추가해 2차 유료화를 실시했다.그 결과 네이버는 게임과 검색 등에서 고루 수익을 냈다.네이버가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하는 안정적 포트폴리오가 마련된 셈이었다.
한게임은 수익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네이버의 초기 트래픽 상승에도 큰 기여를 했다.실제 한게임은 네이버 합병 이후 패치를 할 때마다 사용자 웹페이지를 네이버로 바꾸도록 유도했다.한게임 가맹점의 PC 첫 화면에도 네이버를 설치하도록 했다.인터넷 주소도 한게임닷컴(hangame.com)에서 한게임닷네이버닷컴(hangame.naver.com)으로 바꿨다.
한게임으로 들어오는 트래픽은 고스란히 네이버의 트래픽으로 쌓였다.두 회사가 합병할 때만 하더라도‘인터넷 한다’는 것은 곧‘야후 한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네이버의 트래픽이 조금씩 늘어났다.야후,다음,프리챌,네이트 등 인터넷포털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사람들에게‘네이버’라는 이름은 점점 더 각인됐다.한게임 역시 국내 최대 게임포털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김 위원장은 2007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같은 해 갑작스럽게 NHN USA사장으로 발령 난 후 부임 8개월 만에 회사를 완전히 떠났다.당시 한때 주춤했던 한게임 사업이 살아나는 추세였고,해외시장에서 NHN의 위상이 높아져가던 상황이었기에 김 위원장의 퇴진은 의외라는 게 당시 게임업계의 평가였다.
김 위원장의 퇴진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다.그 가운데 하나가 NHN 내부 갈등이다.이해진 GIO를 필두로 한 네이버 측 경영진과의 경쟁에서 김 위원장 중심의 한게임 측 경영진이 밀려났다는 것이다.이 설은 이후 당시 최고게임책임자(CGO)를 맡고 있던 천양현 코코네그룹 대표가 갑자기 CGO에서 물러나고 조직개편이 단행되면서 힘을 얻었다.
카카오톡으로 매출 300만 → 3조 원,100만 배 성장
김 위원장은 미국으로 가 있던 가족 곁으로 가 휴식을 취하며‘인생 2막’을 시작했다.2013년 2월 5일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어느 날 문득 20·30대를 다 바쳐왔던 일이 뭔가 허탈해졌어요‘문제 인식의 처음으로 돌아가야겠구나’라고 생각했죠.”
미국에 갔을 때 김 위원장의 나이는 마흔 살.1년 동안은 아무런 업무를 하지 않았다.아이들도 휴학을 시키고 함께 여행을 다니는 등‘가족 안식년’을 즐겼다.그렇게 휴식 중이던 그에게‘모바일’이라는 운명이 다가왔다.바로 아이폰이 등장한 것이다.
카카오톡은 무료 서비스를 표방하며 출시 하루 만에 한국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분야 1위에 올랐다.전화번호 등록만으로도 지인들과 대화할 수 있고,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무료 채팅이 가능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당시 그룹 채팅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처음 선보인 기능이다.단문 메시지에 그치는 유료 SMS와 달리 카카오톡은 제한 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사람들의 생활 속에 파고든 카카오톡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풍경을 바꿨다.비용 부담 때문에 신중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던 문자와 달리 카카오톡으로 인해 속도감 있는 대화가 가능해졌다.메시지 옆‘1’표시를 놓고‘읽씹(읽고 씹기)’과 같은 신조어도 생겼다.
2011년 11월 도입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하는 대화 환경을 조성했다.카카오는 김 위원장이 1991년 BBS를 처음 접했을 때 가졌던‘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겠다’는 초심을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했다.2012년 6월에는‘보이스톡’을 개시했다.보이스톡은 카카오톡 친구끼리 무료로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다.또 2015년에는 영상 통화를 즐길 수 있는‘페이스톡’을 공개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을 문자에서 음성과 영상으로 넓혔다.2018년에는 그룹 채팅방에서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보며 채팅할 수 있는‘라이브톡’을 출시해 대화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의 초기 성공 비결은‘선점 효과’라고 분석하지만 카카오톡을 성장시킨 진정한 힘은‘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충실했던 것에 있다.인터넷 이용 목적을 크게 정보·소통·엔터테인먼트와 생활·서비스 등으로 구분한다면 카카오톡은 그 가운데 메신저 본연의 기능인 소통 영역에서 압도적 위상을 나타냈다.
‘아이위랩’시절인 2009년 매출은 300만 원에 불과했다.카카오로 간판을 바꿔 단 2010년에도 매출은 3400만 원 수준이었다.하지만 카카오는 그해 등장한‘카카오톡’의 성공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했다.다만 카카오톡은 금세 국내 메신저 시장을 장악했지만 당장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게 한계였다.이에 카카오는‘게임하기’서비스를 2012년 7월 론칭하며 활로를 모색했다.이는‘신의 한 수’로 평가받았다.카카오톡 사용자에게 모바일 게임을 소개하는 이 서비스는 애니팡,모두의 마블 등 1000만 다운로드가 넘는 히트작을 배출했다.
친구와 일종의 게임머니 역할을 하는‘하트’를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면서 사용자 증가와‘로크인(Lock-in)’효과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이에 따라 그동안 카카오톡을 이용하지 않던 사람까지 게임을 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설치하는 현상도 벌어졌다.예컨대 애니팡은 2012년 8월‘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올라간 지 15일 만에 하루 평균 방문자만 100만 명에 설치 이용자 200만 명을 돌파했다.이에 힘입어 카카오는 첫 흑자를 낸 2012년에는 매출 461억 원을 기록했고,다음 해엔 2021년 대비 457% 증가한 매출 2107억 원을 달성했다.
또 2014년 김 위원장이 과감하게 던진 승부수 또한 지금의 카카오를 있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바로 포털 2위‘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이다.이후 카카오는 고속 성장을 지속해 2016년 연 매출 1조 원대에 진입했다.이어 2018년엔 2조 원대,2019년엔 3조 원대를 돌파하는 등 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매출만 보면 300만 원에서 3조 원으로,암호 화폐 전망 2020불과 10년 만에 100만 배의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성장 방식 한계… 부메랑 돼 돌아온 M&A·쪼개기 상장
기업의 성장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다.그 결정적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길로 가느냐가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카카오는 성장 방법으로 인수합병(M&A)과 외부 투자자금 유치를 통한 규모 확대 후‘쪼개기 상장’을 선택했다.이는 결과적으로 카카오 혁신의 초심을 잃게 했다.
카카오는 게임·모빌리티·금융·엔터테인먼트·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크고 작은 관련 기업을 끊임없이 인수하는 전략을 펼쳤다.기존 기업의 기술·인력을 흡수해 경쟁력을 키우고,카카오가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보완하는 M&A 우선 전략을 택했다.특히 국내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M&A는 카카오톡 성장사의 중요 장면 가운데 첫 번째 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4월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합병을 선언했는데,형식적으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를 인수했지만 실제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것이다.당시 다음 인수 1년 전인 2013년 6월 카카오는 중국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지금의 카카오를 있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있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이 옛 동지였던 이해진 GIO를 의식해서 종합 인터넷 플랫폼을 갖고자 하는 의도로도 해석됐다.
2014년 합병 이후 카카오의 투자는 핀테크·모빌리티 부문에 집중되기 시작했다.당장의 손익보다는 미래 성장성을 바라보며 의미 있는 트래픽을 쌓는 데 역량을 모았다.하지만 신사업 투자가 지속되면서 매출이 꾸준히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역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이에 김 위원장은 카카오 플랫폼 기반의‘콘텐츠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2016년 1월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멜론(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을 1조8700억 원에 인수하고 카카오의 음악 플랫폼으로 삼았다.멜론 인수는 카카오 역사상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즈 합병 다음으로 큰‘빅딜’이었다.이를 통해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었다.
멜론은 2016년 카카오 품에 안긴 이후 콘텐츠 사업 매출을 단숨에 끌어올려 준‘효자’가 됐다.카카오의 콘텐츠 매출은 2020년 6125억 원으로 멜론 인수 첫해인 2016년(2963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카카오는 두 번의 대규모 빅딜로 콘텐츠·기술·인력을 단숨에 확보했고,연 매출 3조 원을 넘는 회사로 성장할 기틀을 마련했다.
카카오가 노린 인수 대상이 큰 기업만 있는 건 아니었다.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곳이라면 규모 상관없이 적극 인수를 모색했다.카카오가 인수한 회사는 2017년 5곳,2018년 16곳,2019년 15곳(공정거래위원회 기준) 등 36곳이나 된다.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밝힌 경영 철학은 “100인의 최고경영자(CEO)를 육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김 위원장은 혁신적 사업 구상을 가진 벤처기업인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카카오의 벤처투자사(VC)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옛 케이큐브벤처스)를 2012년 직접 설립해 운영했다.문제는 상당수 스타트업이 짧은 기간에 빠른 성장을 목표로 하고,이를 위해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경영전략을 주로 채택한다는 것이다.이후 기업공개(IPO)나 M&A를 통해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성장에 이바지한 임직원들이 금전적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 수순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은 스타트업 기업들엔 유효하지만 카카오는 2019년 이후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는데도 이 전략을 성장전략으로 유지했다는 점이다.임직원들의 새 도전과 각 계열사의 빠른 성장을 유도하는 이‘혁신전략’은 카카오가 대기업 수준으로 커지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왔고,결국 성장을 가로막은 최대 걸림돌이 됐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TPG와 칼라일그룹 등으로부터 2017년부터 누적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카카오모빌리티를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다.카카오모빌리티는 PEF 등의 투자금 회수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IPO를 위해 확실한 수익 사업을 찾아야 했다.이에 2021년 7월 유료 택시 호출 서비스(스마트호출) 수수료를 인상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당시 유료 호출 수수료가 1000∼2000원에서 최대 5000원으로 인상되자 택시업계와 이용자들은 “플랫폼이 택시요금까지 좌우한다”며 비판했다.결국 김 위원장은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또 카카오의 성장전략에 문제가 있음을 증명해 준 사건은 경영진의‘주식 먹튀’등 경영 윤리 위반이다.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은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회사 주식 44만여 주를 2021년 12월 1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아 877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카카오’가 살길
카카오의 성장전략은 플랫폼의 영향력을 통한‘수수료 장사’와‘커머스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것에만 집중하는 양상을 나타냈다.이는 빠르게 변하는 IT업계에서‘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자신들 만의 철학을 기술력으로 승화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즉 카카오는‘쉬운 돈벌이’에 골몰하면서 AI·로봇·클라우드 등에서 자신들만의 철학이 담긴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지는 데 미흡함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12월 11일 사내 공지를 통해 뒤늦은 후회와 함께 “짧은 시간에 성공을 만들어내는 성장 방정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기존 경영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 김 위원장은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첫 번째는‘비욘드 코리아’다.“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카카오를 향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동시에 카카오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두 번째는‘비욘드 카카오’다.처음 카카오를 시작할 때의 핵심 철학이었던‘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기술을 카카오만의 것으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아무리 IT 트렌드가 변하더라도 기술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사람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본능에 부합해야 한다.카카오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하고,카지노 확률이를 지킴과 동시에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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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게임하기 - 2025년 실시간 업데이트：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
당구게임하기,이러다 보니까 심리적 분당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의원님께서는 민주당 공천 상황 어떻게 좀 평가하고 계세요? ◆나경원: 제가 보기에는 이 민주당 공천이 굉장히 이재명 당대표가 생각하는 의도가 상당히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