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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문장’
12월3일 이후,가끔 이런 상상을 해볼 때가 있다.만약 저들의 뜻대로 내란이 완성되었다면,파워볼 예측 더블유놀이터그날 헬기가 제때 도착하고 누군가의 총에서 공포탄이라도 발포되었다면,그랬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수많은 사람이 불법 구금되었겠지.또 몇 명은 그들을 피해 몸을 숨겼을 텐데,내 상상이 가닿는 곳은 바로 거기다.평소 알고 지내던 작가가 내가 사는 광주광역시로 도망쳐 온다면,이곳에 와서 나에게 숨겨줄 곳을 부탁한다면?거기까지는 아무 문제 없다.나는 기꺼이 그들을 숨겨주었을 것이다.한데 늘 그다음이 문제다.내가 그들의 은신을 도운 혐의로 붙잡혀 간다면?그래서 지하 유치장에 갇힌 채 조사를 받는다면?아아,나는 원래 겁도 많고 맷집도 약한 편인지라 알아서 술술 불게 될 가능성이 크다.그 작가는 제 작업실에 숨어 있고요,거기 주소는 진월동 32번지이고요,제가 뭐 따로 조력한 건 없고 햇반하고 라꾸라꾸 침대를 사준 게 전부예요.
이런 상상은 나를 좀 수치스럽게 만드는데(그게 바로 내란의 힘이다),그 기원엔 바로 이 책‘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가 있다.튀르키예의 작가 아흐메트 알탄은 2016년‘반역 음모 가담’이라는 어마어마한 죄목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예전,클로저스 리시버 슬롯그가 신문에 쓴 칼럼을 문제 삼은 것이다.아마도 우리의 많은 작가 역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그 운명을 피하진 못했을 것이다.아흐메트 알탄은 이 책을 교도소에서 썼다.예순여덟 살의 이 작가는 감옥 안에서도,단 한번도,작가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지금,우리에게 이 책은 실용서로 읽힌다.그게 좀 슬프다.
소설가 이기호
이기호 l 월간‘현대문학’신인추천공모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소설‘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차남들의 세계사‘눈감지 마라’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