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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한국 해상풍력]
국내 최대 '낙월해상풍력' 시공 올스톱
하부구조물 설치선 '선박법 위반' 논란
정부 절차 밟고 들여오자 경찰 수사
"정부 판단 믿고 진행했는데 무슨 일"
결국 순이 1600호 매입까지도 고려

낙월해상풍력단지 공사에 투입된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 '순이 1600'호 모습.정리해양공정유한공사 홈페이지 캡처



국내 최대 규모(364메가와트(MW)) '낙월해상풍력단지' 해상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토성토건이 2024년 7월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 '순이(Shun-yi) 1600'호를 국내에 들여오기 전 목포해양수산청에 공식 문의를 했다.순이 1600호가 중국 정리해양공정유한공사에 소속돼 있는 설치선이기 때문에 한국 내 공사에 투입될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이에 목포해수청은 해당 설치선은 해상풍력발전기 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해 바다 아래에 고정해 작업하는 '장비'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에 들여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토성토건은 이때까지만 해도 공사가 순차적으로 흘러갈 것만 같았다.토성토건은 목포해수청 답변을 바탕으로 순이 1600호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이어서 목포세관으로부터 순이 1600호에 '해상공사장비' 수입 코드를 부여받아 정식 통관 절차를 밟았다.그리고 지난해 10월 26일 낙월해상풍력단지 해역에 순이 1600호가 들어왔다.

"적법한 절차를 모두 밟았는데.수사의뢰라니"

낙월해상풍력단지 조감도.낙월해상풍력 제공

그런데 목포해양경찰서로부터 연락이 왔다.목포해수청이 "한국 선박이 아니므로 선박법을 위반했다"고 수사 의뢰를 했으니 조사 받으러 오라는 것이었다."문제없다"던 목포해수청 판단이 3개월 만에 "선박법 위반"으로 바뀐 것이다.낙월해상풍력 관계자는 "목포해수청에 사전 문의해 답변을 받고 관세청 수입 코드까지 받았는데 이를 뒤집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토성토건이 순이 1600호만 고집했던 것도 아니다.국내 유일의 설치선인 '현대프론티어'호 도입도 검토했지만 낙월해상풍력 현장에선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토성토건은 "낙월해상풍력의 지반이 매우 연약해 하부구조물(모노파일) 중량이 800~900톤으로 무겁다"며 "현대프론티어호는 이 정도 중량을 인양할 힘이 부족해 순이 1600호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공식 절차를 모두 거쳐 도입했는데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로 멈춘 공사.4개월 동안 날린 돈만 '수백억'

낙월해상풍력단지 발전기 하부구조물.낙월해상풍력 제공

경찰 수사로 순이 1600호는 낙월해상풍력단지 해역에 발이 묶여 있다.그사이 임차료는 계속 내야 했고 순이 1600호 전문 작업자들의 인건비도 매일 나갔다.토성토건은 "행정 기관과 수사 기관 때문에 발생한 손해와 공사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누가 책임져주냐"며 "4개월 동안 순이 1600호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나간 돈만 수백억 원에 이른다"고 토로했다.

낙월해상풍력은 국내 해상풍력개발업체 명운산업개발이 이끌고 있는 364MW급 대형 프로젝트다.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토종 개발업체가 초기 개발,토토 1 1 사이트 제로 메이저개별 인허가를 모두 해내고 건설 단계에 진입한 건 매우 드물다.현재는 전체 공정 중 약 40%가 진행됐다.순이 1600호가 정상적으로 공사에 투입됐다면 이미 하부 구조물과 타워를 연결하고 블레이드를 장착하는 단계까지 진행됐을 것이란 게 명운산업개발의 설명이다.

결국 명운산업개발은 순이 1600호를 사들여 공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정부 부처와 협의 중이다.아예 순이 1600호를 한국 장비이자 선박으로 만드는 것이다.낙월해상풍력 관계자는 "순이 1600호 가격만 해도 수백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앞서 4개월 동안 나간 임차료 등 수백억 원까지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다"면서도 "완공과 상업 발전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 이대로 있을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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