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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쇼핑 앱 출시 및 전방위 배송 서비스 구상을 공개하면서 쿠팡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포털 최강자인 네이버와 이커머스 1위인 쿠팡 간 사활을 건 경쟁의 귀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네이버는 3월 중으로 기존 배송 서비스‘네이버도착보장’을‘네이버배송’으로 새롭게 브랜딩하고,배송 항목을 오늘배송·내일배송·일요배송·희망일배송 등으로 세분화한다고 밝혔다.국내에서 실행 가능한 모든 유형의 배송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오늘배송’은 구매자가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구매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내일배송’은 오전 11시부터 자정(판매자에 따라 마감 시간은 오후 6시~자정으로 상이함)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전달하는 서비스다.

토요일 오전 11시~자정 사이에 주문하면 일요일 도착을 보장하는‘일요배송,구매자가 직접 배송 희망일을 지정하는‘희망일배송’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오늘배송과 일요배송은 현재 수도권에서만 가능하지만 서비스 지역을 지방으로까지 넓힐 계획이다.저녁시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새벽배송,주문 1시간 내외로 배송해주는‘지금배송’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배송이 도입되면 평균 배송 소요 시간을 올해 말까지 지난해 대비 최대 2시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배송 서비스 개편을 3월 중 출시하는 별도 쇼핑 앱‘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네이버 쇼핑은 네이버 앱 안에서 이뤄졌다.네이버 앱엔 쇼핑만 있는게 아니라 뉴스·스포츠·경제·자동차·여행 등 여러 콘텐츠가 통합 제공되고 있다.따라서 네이버 쇼핑 매출과 결제금액이 막대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앱 순위에서 네이버는 제외돼 왔다.

네이버는 네이버 앱의 콘텐츠 가운데 쇼핑을 떼어내 별도‘커머스 앱’을 만들 방침이다.이렇게 되면 이커머스 앱 시장 랭킹에 본격 진입해 쿠팡과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초개인화 쇼핑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예컨대 가습기를 검색할 때 가격·성능뿐 아니라 개인의 성향을 분석해‘아이 키우는 집에 적합한‘세척이 편리한’등 옵션을 알아서 반영해 구매를 돕는다.

별도 앱에서 이용자가 네이버배송 필터를 누르면 오늘배송·내일배송 등 배송일자가 빠른 순서대로 상품을 정렬해 볼 수 있다.빨리 배송되는 상품이 뭔지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네이버 멤버십도 강화한다.네이버 멤버십 회원은 누구나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고,무료 반품과 교환도 가능해진다.반품 배송과 폐기 등에 드는 비용은 네이버가 판매자에게 직접 지원한다.

이주미 네이버 N배송사업 리더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네이버 도착보장의 물류 솔루션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용자 수요에 한층 더 부합하는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판매자들 역시 이러한 네이버의 물류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이커머스 굴기’는 자사 정체성을 포털이 아니라‘쇼핑 플랫폼’으로 공식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국내 이커머스업계 선두 주자인 쿠팡과의 정면 대결도 피할 수 없다.삼정KPMG의‘2024년 이커머스 리포트’에 따르면 네이버(22%)와 쿠팡(20%)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최초로 매출 10조원 벽을 돌파한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이 일종의‘캐시카우’라고 판단하고 사업을 키우고 있다.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액은 지난해 2조9230억원을 기록했다.2022년 1조8011억원,2023년 2조5467억원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콘퍼런스콜에서 “AI를 활용해 사용자들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며 커머스 사업 강화를 천명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 거래액(GMV·1년간 총 상품 판매액)은 50조3000억원에 달한다.2022년 41조7000억원,2023년 47조8000억원에서 꾸준히 고성장 중이다.쿠팡의 연간 결제 추정액은 지난해 55조861억원 규모(와이즈앱·리테일 분석)다.2022년 38조6575억원,2023년 44조5731억원에서 매년 10~20%대의 폭발적인 성장을 하며 네이버를 앞질렀다.네이버가‘쿠팡 체제’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쿠팡 관계자는 “(네이버의 커머스 강화는) 쿠팡을 겨냥한 진검승부 선언”이라며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본다”고 경계감을 표했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도도 네이버의 참전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하루 4000만명 이상이 유입되는 엄청난 네이버 포털 플랫폼을 활용하면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을 위협하는 최강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짝퉁·과장 광고 논란 등 상품의 품질 관리는 네이버에 놓인 과제다.직매입 없이 오픈마켓 형태로 판매자들이 입점하는 방식이라 네이버 자체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특허청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위조상품 단속 지원 실적은 2023년 24만2094건에서 지난해 27만4206건으로 13% 늘었다.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은 압도적이지만 이커머스의 고질병인 품질 의심을 불식시키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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