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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장 열대야에 광안리 해변 북적
"밤새 에어컨 켜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꺼두려고 밖으로 나왔어요."
부산에 역대 최장인 21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진 어제(15일) 밤,두산 엘지 어린이날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만난 최 모(41)씨는 손에 든 작은 선풍기를 땀이 흐르는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대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낮 더위에 시달렸는데 밤에도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지자 더위에 지친 '올빼미 피서객'들은 이날 해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백사장 모래 위에 털썩 주저앉거나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 바닷바람을 즐겼습니다.
돗자리 위에 누워 잠을 청하려던 주민 김 모(66)씨는 "요즘 저녁에 매일 나와서 이렇게 쉬다가 밤늦게 들어간다"면서 "바깥도 덥지만 그래도 에어컨을 꺼둔 집보다는 낫다"고 말했습니다.
해변 한쪽에는 일렬로 놓인 의자에 많은 어르신들이 앉아 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수영이 금지된 해변에서는 더위를 참지 못한 나들이객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근 채 맨발 산책을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아예 의자를 파도가 밀려오는 곳에 놓고 발을 담근 상태로 이야기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하며 뜨거운 밤을 보내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연인,두산 엘지 어린이날외국인 등은 백사장 곳곳에 앉아 준비해 해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잠시 더위를 잊었습니다.
회와 함께 맥주를 마시던 손 모(21)씨는 "요즘 밤에도 숨이 턱턱 막혔는데 바닷가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해수욕장 주변 도로에는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식히는 거리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광안리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된 '민락더수변'을 비롯한 야외 음식점들도 이용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부산에는 이날 오전 기준 열대야가 21일째 이어지며 '20세기 최악의 더위'로 불리는 1994년과 '21세기 최악의 더위'가 나타난 2018년의 최장 열대야 기록과 동급을 이뤘습니다.
열대야는 밤(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은 경우를 말하는데,두산 엘지 어린이날당장 16일 오전까지 부산 지역 기온이 25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22일 연속 열대야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후에도 부산지역의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열대야는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뜨겁고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대기 상층에 자리 잡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함께 자리 잡아 마치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는 형상이 지속된 탓"이라면서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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