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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습니다.
화재로 차량 140여대가 불탔고,연기를 들이마신 일부 주민들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단순 차량 화재에서 그치지 않고 역대급 피해를 일으키면서,전기차 공포가 커지고 있는데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가 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고,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나섰지만,소비자들의 불안은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데요.
관련해서,산업부 신성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먼저 사고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죠,kbo 룸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이 지난 8일,벤츠와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했는데요.
화재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배터리팩을 분리했고,곧 국과수에서 전반에 대한 정밀 감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국과수는 통상적으로 화재 원인을 파악할 때 배터리셀 화재 흔적,배터리 관리 장치인 BMS 등을 살펴보는데요.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바꿔 말하면 화재로 배터리가 크게 손상됐을 경우 원인 규명이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앵커]
원인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안을 더 키우는 것 같은데,이번 일로 벤츠에 타격이 상당하겠죠?
[기자]
가뜩이나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데,이번 일로 사실상 반등이 어려워졌습니다.
사고가 난 차량 벤츠 EQE 세단 모델은 올해 상반기 422대가 판매됐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1천307대가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약 70% 급감했습니다.
특히,EQE를 포함해 벤츠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2천764대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천300대가량 빠졌는데요.
지난해,라이벌인 BMW를 전기차 판매에서 앞섰는데,올해 상반기 역전 당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여기에 벤츠의 배터리 제조사 정보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당초 벤츠 EQE에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이번 사고 차량에 중국 10위권 배터리 업체인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인데요.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다가,소비자 불만이 커지고,여기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먼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자,뒤늦게 벤츠도 공개에 나섰습니다.
[앵커]
확인 결과,어떤 배터리들이 탑재되고 있었습니까?
[기자]
먼저 사고가 난 벤츠 EQE 세단은 4개 모델 중 3개 모델에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나머지 1개 모델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요,EQE SUV에는 2개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와 CATL 배터리가 1개씩 탑재됐습니다.
이밖에 EQS와 마이바흐 EQS에도 중국 배터리가 탑재됐고,kbo 룸EQA와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벤츠는 또 내일부터 전기차 전 차종에 대한 무상점검을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진행됩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뒤늦게 배터리 제조사 공개 등 조치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미 등 돌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집긴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나섰죠?
[기자]
벤츠의 라이벌 BMW는 지난 12일 배터리 제조사 현황을 공개했는데요.
iX1과 iX3에는 CATL 배터리가 들어갔고,나머지는 모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완성차 업체들 중 가장 먼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던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를 살펴보면,현대차는 코나 전기차에 CATL 배터리를 장착한 것을 제외하면 전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탑재했고요,기아도 레이 EV와 니로 EV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한 것을 빼면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밖에 르노,KG모빌리티,볼보 등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사고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제조사를 공개하며,우려를 씻으려는 모습인데요.
여태 제조사를 공개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들과 비교했을 때 벤츠 전기차에,소비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중국산 배터리가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좌상 체인지]
완성차 업체들이 위기감에 즉각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정부와 지자체도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죠?
[기자]
먼저 서울시가 지난 9일 대책을 발표했는데요.아파트 지하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들어갈 수 있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입니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 충전을 100%까지 하는 것보다는 조금 낮춰서 하는 것이 배터리의 장기적인 사용 면에서도 유리하고 과충전을 예방하는 것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전기차 화재에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완충에 가까운 과도한 충전도 주요 원인 중에 하나라는 분석인데요.
충전을 제한하는 방식은 전기차 제조사에서 출고 시 배터리 일정 용량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을 해놓는 것과 전기차 소유자가 직접 배터리 최대 충전율을 설정하는 방법 이렇게 크게 두가지 인데요.
첫번째 방법은 시와 제조사의 합의가 필요하고,두번째 방법은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9월말까지 아파트 관리 규약 준칙을 개정할 계획인데,이는 일종의 권고일 뿐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이를 참고해 자체 규약을 정하는 것이라 강제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앵커]
정부 관계부처들도 대책을 마련 중이죠?
[기자]
지난 13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가 열렸는데요.
먼저 정부는 모든 제작사들에 국내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은 포르쉐 등도 이달 중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외 세부 대책들은 논의를 거쳐,정부는 다음달 중 전기차 화재 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사실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가 소비자 불안을 달랠 수 있는 방안은 맞지만,전기차 안전성을 높이고,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과는 거리가 있죠.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배터리와 충전시설의 안전 강화,지하 주차시설에 대한 안전 강화,화재 대응 시스템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해,다음달 얼마나 구체적인 해법이 나올 지가 안전성 문제라는 악재를 만난 전기차 판매의 회복을 결정지을 전망입니다.
현재 서울시처럼 과충전 방지 방안이나,지상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 유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