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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빅5’등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은 최대 15% 줄이고,월드 리프 메소중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대신 중증수술 수가를 대폭 올리고,당직 수가를 신설하는 등 중증환자 치료에 성과를 올릴수록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열고 오는 9월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들을 대상으로 2027년까지 일반병상의 5~15%를 감축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목표다.병원 측이 다인실을 2~3인실로 전환하거나 중환자실을 확충해 중증 환자 중심 입원 시스템을 갖추는 등 구조 개선을 하면‘성과 기반 보상체계’에 따라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또 중환자실 수가와 입원료를 종전보다 크게 높이고,응급진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당직 인력을 채용할 경우 당직 수가를 시범 도입해 보상한다.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수가,월드 리프 메소중증 수술 수가 등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대폭 올릴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이 지역 병의원과 협력해서 환자 중증도에 맞춰 환자를 분배하고,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도록 구조도 전환한다.상급종합병원과 같은 권역 내에 있는 종합병원을‘진료협력병원’으로 지정하고,이들이 의료 자원과 환자 등록 등을 공유하고 관리하도록 유도한다.환자들이 상세한 의사 소견과 진료기록이 첨부해야만 상급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진료의뢰 절차를 손보고,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 환자는 진료협력병원으로 회송하게끔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은 “현재 39% 수준인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비율을 적어도 5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관은 병·의원(1차),종합병원(2차),상급종합병원(3차)으로 구분된다.그간 의원이나 병원급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증환자들도 질 높은 진료를 받고자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다.대형병원들은 경증 환자의 입원과 진료를 늘려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해왔다.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은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은 비슷한 환자군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로 의료의 질보다는 병상 확장에 치중하는 문제가 누적돼왔다”며 “비용이 많이 드는 숙련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 전공의들이 장시간 근로를 담당하는 구조로 지속돼왔다”고 설명했다.
전공의들의 과도한 노동에 의존하던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전문의 등 숙련된 인력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바꾸는 방안도 추진한다.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최대 연속근무 시간은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줄인다.이들이 밀도있는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도전문의를 확충하고 국가에서 수련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병원들도) 계기만 있으면 변화를 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 가지고 있던 상황으로,시범사업 참여율이 낮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들이 수익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변화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부여했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정부 대책들보다는 진일보했지만,환자들의 변화를 유도할 만한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장석용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국처럼 상급종합병원에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나라가 없다”면서 “1차 병원에서 경증환자를 걸러내는 강제력있는‘게이트키핑’이 더 작동해야만 정부 대책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 단장은 “이번 대책은 공급자에 좀 더 초점을 둔 것으로,앞으로 환자들의 의료 이용 행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는 추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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