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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전환할 상황이 조성됐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3년여간 이어져 온 통화긴축 기조를 전환(피봇)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후에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자신감에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 변수로 인해 금리인하 시기와 폭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이 금리 인하 깜박이를 켠 배경은 무엇보다 목표치에 부합하는‘물가 경로’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2.4%로 올해 연간 전망치(2.6%)를 밑돌았다.금통위는 연간 상승률도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이 총재는 “물가 둔화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에선 시장이 예상했던‘금리인하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이‘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다.8월 금리인하가 물건너 갔다는 심리가 퍼지면서 이날 국고채 금리(3·5·10년물)는 전날보다 2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르며 상승 반전됐다.
한은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이 총재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상당 폭 하락했는데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됐다”면서 “대다수 금통위원은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깜박이는 켰지만,후에그 시기와 폭은 불투명하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무엇보다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 변수가 커지고 있어서다.환율 불안도 여전하다.이 총재는 “외환시장,후에수도권 부동산,후에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주택 가격에 대해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거나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줘서 주택가격의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도 변수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파월 의장이 최근 잇따라 비둘기(통화완화적) 발언을 내놓으면서‘9월 인하’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미 국채선물시장 참가자들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은 77%로 한달 전(55%)보다 크게 뛰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연준이 9월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이 10월에 한 차례 내릴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게 아니라 높은 물가에 대응한 통화긴축을 완화하는 목적인 만큼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추세처럼 가계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면 금리인하 시기는 더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집값 오름세가 잡히지 않고 환율 불안이 커지면 연내 금리인하가 물 건너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연내 3차례(8·10·11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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