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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위원,노사 4차 안 제출 후 심의촉진구간 제시
민주노총 "지난해 실질임금 6.3% 하락…터무니없어"
민주노총 항의 퇴장 후 사용자 안 1만30원 최종결정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내년도 적용될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한 1만3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전원회의에서 노사 최종안 표결을 앞두고 퇴장을 결정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물가폭등에 따른 물가상승률 등락,카지노 존 역할그리고 실질임금이 2년째 계속 하락됐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은 심의촉진구간이 제시된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노사가 4차 수정안까지 제시했음에도 격차가 900원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1만(1.4% 인상안)~1만290원(4.4% 인상안)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하한선은 지난해 심의 과정 당시 노동계가 최종 제시한 안이고,중위임금 60% 수준을 감안했을 때 책정된 금액이다.상한선은 2024년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 전망치에 기반한 '경제성장률(2.6%)+소비자물가상승률(2.6%)-취업자 증가율(0.8%)' 산식으로 산출됐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수치가 지난해 실질임금 하락분인 6.3%보다 낮다는 문제제기를 했다.
근로자위원인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저희들이 생각하는 최소한도는 지난해 실질임금 하락분 최소한 6.3% 이상"이라며 "국민경제생산성 산식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카지노 존 역할이는 최저치일 뿐 여기에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뺀 채) 상한선으로 제출된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 결정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비판도 제기했다.예년과 달리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 논의가 단 세 번의 회의 끝에 마무리됐다.노사의 최초요구안은 지난 9일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됐고,이날 다섯 번의 수정안을 거쳐 '일사천리'로 의결됐다.
이에 대해 이 정책실장은 "사용자위원들이 지난주 목요일(4일)에 8차 회의 참여를 거부해서 심의 시간을 좀 더 가져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공익위원들이 오늘 밤새워서 하자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도 "10차 회의에서 더 이상 사용자위원과 합의에 이를 수 없는데도 (공익위원들이) 오늘 회의를 종결할 것도 요구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근로자위원인 전지현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위원장도 "4차 수정안이 나갔는데 바로 5차에 투표를 하겠다고 발표를 했다.실제로 더 논의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이 퇴장한 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노동계 최종안으로 1만120원을 제출했다.경영계는 1만30원을 제출했다.표결 결과 사용자 안이 23표 중 14표를 받으며 채택됐다.
이 정책실장은 '저임금 노동자들을 생각한다면 표결에 참여해서 최대한 높인 다음에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결과적으로 민주노총이 책임져야 될 몫"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은 최종 표결 후 "제한된 조건 속에서 결정된 시급 1만30원에 대해 아쉬운 결정임을 받아들인다"고 평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은 최대 4.3% 정도의 최종 인상안을 제시했지만,그렇게 되면 표결에 분명히 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한국노총은 1만120원을 제시했다"며 "민주노총이 그 부분을 받아들이고 같이 하기에는 내부의 논의,그 이전에 받아들일 수 없는 명분 때문에 퇴장에 이르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올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대해 "항상 되풀이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최초요구안과 관련해 많은 부분을 제시하고 수정안을 제시하는 게 아쉬움으로 남아 향후에는 준비할 때부터 철저한 금액제시와 어느 정도 전략과 전술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에 '최초 요구안이 너무 높았다는 의미냐'고 묻자,"그런 얘기가 포함돼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