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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공정서 일하며 생식독성 물질 노출된 아빠
2008년생 아들 눈·귀 등 선천성 기형 장애 보여
질판위 "정자 착상 3개월 전 독성 노출 가능성"
현 태아산재법 '임신 중 엄마'만 인정 입법 공백 병원 신생아실 모습.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 관련은 없음.뉴스1
환경노동위원회에 계신 국회의원님들에게 부탁드립니다.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가 유해물질에 노출된 경우도 산재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힘써주십시오.
'아빠 태아산재'를 신청한 최현철(가명)씨
유해 환경에서 일했던 아빠의 업무와 자녀의 선천성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근로복지공단의 첫 판단이 나왔다.임신한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작업장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돼 생식세포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하지만 현행법상 남성 노동자는 '태아산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입법적 한계 탓에 당사자는 자녀 치료를 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4일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전날 삼성전자 LCD 사업부(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최현철(가명·42)씨가 아들의 희소질환에 대해 낸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 처리했다.최씨의 업무 환경과 아들의 질환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서도 현행 산재보험법상 태아산재 적용 대상은 '임신 중인 근로자',월드컵파크4단지즉 여성 노동자에 한정돼 어쩔 수 없이 불승인 처리한다는 취지였다.
최씨는 2004년부터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일했는데,월드컵파크4단지아내의 첫아이 임신 전후인 2006년 12월부터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자동광학검사 공정에서 근무했다.2008년 5월 태어난 아들 지후(가명)는 태어나서부터 아팠고,월드컵파크4단지눈·귀·심장 등 여러 장기에 유전성 기형이 나타나는 '차지증후군' 진단을 받았다.현재는 왼쪽 눈과 귀에 장애가 있고,또래 아이들보다 발달도 느린 상황이다.
공단 산하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는 최씨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자녀의 선천성 질병은 난자 수정 이전 정자 중 하나가 유전자적으로 문제가 생겨 발생한 부계 쪽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이어 "정자 착상 3개월 전 업무 환경이 중요한데 자녀의 출생일로 보아 해당 기간 근로자는 TFT 공정 엔지니어로 다른 공정들이 인접한 곳에서 일하며 화학물질 등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근무 당시 노출된 다양한 독성물질 간 복합적 상호작용 가능성,간헐적으로 노출된 방사선과 고온 등 다른 유해 환경 때문에 독성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질판위는 "자녀의 차지증후군은 근로자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명시했다.그럼에도 요양급여가 승인되지 않은 것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현행 '태아산재법'이 "임신 중인 노동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인자 취급이나 노출로,출산한 자녀에게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자녀가 사망한 경우"만 산재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질판위) 판정위원님들의 합리적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법이 없어 아직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를 향해 '태아산재법' 개정 필요성을 당부했다.그를 지원해 온 반올림은 이날 성명을 내 "노동자 본인의 산재,어머니 태아산재,아버지 태아산재 모두 업무로 인해 건강을 잃었다는 본질 면에서 다른 점이 없지만,산재보험법은 아무 이유 없이 아버지 태아산재만 차별하고 있다"며 국회에 산재보험법 즉각 개정을 촉구했다.조승규 반올림 노무사는 "공단 불승인 결정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할 예정인데 그사이에 아빠 태아산재도 인정되도록 법이 개정될 경우 최씨도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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