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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제철소에서 쓰이는 다양한 자재들이 그 크기와 무게에 따라 드넓은 창고에서 제자리를 찾아간다.사람이 현장에서 관여하는 것은 지게차 등으로 자재를 측정대에서 창구로 잠시 옮기거나 필요 시 작은 물건들을 포장하는 정도다.오토스토어 로봇,무인운반로봇(AGV),스태커크레인 등이 여러 자재들을 알아서 나르고 저장한다.
#2.약 2m 높이의 로봇 팔이 일견 협소해 보이는 공간에서 부지런히 움직인다.아연(Zn)이 끓는 포트(pot) 속에서 회색빛으로 바뀐 철판을 건지고 불순물(드로스)을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이리저리 걷어낸다.에어나이프로 얇게 가공된 철판을 코일로 감고 밴드커터로 안전하게 끊어준다.이렇듯 사람이 하긴 위험한 작업들뿐 아니라 라벨링까지 연이어 자동으로 이뤄진다.
지난 15일 찾은 광양제철소 현장에서는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의 융합을 통해 고위험·고강도 작업 및 제조 물류의 자동화가 이뤄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AI·로봇·디지털트윈 등 첨단기술 도입·적용 확대로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까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예정이다.
PF센터의 면적은 약 5만㎡로,축구장 7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제철소 조업에 필요한 다양한 규격의 자재들을 3만4000개 이상 셀(Cell)에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지붕에 1.4메가와트(MW) 규모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750가구의 연간 전력사용량에 맞먹는 발전량으로 PF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도 남아 판매까지 계획하고 있다.
광양제철소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자재들은 이 PF센터에 우선 입고된다.먼저 전문 검수요원의 검수를 거치는데,이때 쓰이는 스캐너도 웨어러블 형태로 편의성을 높였다.이어 측정 단계에서는 3D 센싱(Sensing) 기기로 중량과 사이즈에 따라 대·중·소로 자동 분류된다.중량 기준은 5톤,riko tokushima1톤,30킬로그램(kg)으로 각각 하루 300개,600개,분당 하나씩 소화 가능하다.
분류된 자재를 입고창구로 옮기면 본격적으로 로봇들이 활약한다.높이 28.5m 규모의 입체자동화창고에서는 층층이 배치된 셀 사이를 스태커크레인들이 이동하며 중대형 자재들을 보관·출고한다.30kg 미만 소형 자재들은 큐브형 창고인 오토스토어로 이송된다.이곳에서는 로봇들이 최적 물류이송 경로에 따라 자재들을 저장하고,현업부서에서 필요한 자재 배송을 요청하면 피킹해 아래층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PF센터 전체를 관리하는 WMS(창고관리시스템) 또한 양사가 협력해 자체 개발한 시스템이다.데이터 기반으로 자재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한다.로봇들이 다양한 자재를 각각 적합한 셀에 1분 내로 저장할 수 있는 것도 WMS 덕분이다.또 사용자들이 PF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재 위치와 상태를 모바일을 통해 한눈에 조회·주문할 수 있게 해준다.
포스코 관계자는 "PF센터 구축 이후 자재 공급체계가 혁신돼 포스코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광양에 이어 포항에도 PF센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연 도금 공정은 원래 작업자 4명이 한 조가 돼 하루에 10번씩 이물질을 직접 긁어내던 작업이다.섭씨 460℃에 달하는 포트 옆에서 이뤄지는 고위험 현장이었다.이젠 포트 주변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비전AI가 포트 내 이물질 분포를 분석,로봇 팔이 움직이며 이물질 제거 작업을 자동으로 해내고 있다.
서신욱 포스코 광양도금부 차장은 "화상 등의 사고발생이 가능한 고위험 현장이었지만,AI와 로봇 기술을 통해 수작업이 크게 줄어들고 안전한 현장으로 탈바꿈됐다"며 "제철소 고위험·고강도 현장에 로봇 적용을 활발히 추진하며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안내한 윤석준 포스코DX 로봇자동화센터장은 "광양제철소의 자동화 수준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산업용 로봇의 경우 제조사들이 만든 여러 로봇제품을 각 산업현장에 맞춰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설계·제어 등을 통합 구현하는 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나아가 포스코DX는 AI 등 소프트웨어(SW) 역량을 바탕으로 토털 로봇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센터장은 "로봇 자동화는 생산성·효율성 제고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장의 안전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이런 기술 역량을 갖춘 곳은 국내 대기업들 중에도 드물다.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장차 대외사업 확대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