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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에서 혈당 수치가 높다고 재검이 나온 겁니다.제가 명색이 의사이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안 하고 있었죠.건강 검진 받는 사람들에게 주당 몇 번이나 땀을 흠뻑 흘릴 정도 운동하느냐고 설문하잖아요.정작 제가 안 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바로 등산을 시작했죠.”
“주기적이진 않지만 가끔 등산을 했었죠.공기 좋고 풍광 좋은 산을 오르며 운동도 할 수 있어 좋았죠.바로 산을 타기 시작했어요.처음엔 수도권의 관악산과 북악산,북한산 등을 올랐어요.그리고 길병원 산악대장 이래성 행정팀장에게 등산을 배웠고,100대 명산도 함께 올랐죠.지난주에도 방태산(강원도 인제)에 다녀왔어요.”
국내에선 전국의 명산을 오를 기회가 많다.지리산의 경우 동서울터미널에서 밤 12시 버스를 타고 내려가 새벽 4시 좀 넘어 산을 타기 시작할 수 있고,하산한 뒤 오후 늦게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다.체력에 자신 있는 사람은 천왕봉까지도 다녀올 수 있다.오를 산을 정해서 버스를 전세한 뒤 남은 자리를 비회원들에게 유료로 제공하는 산악회도 많다.마음만 먹으면 자가용 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전국의 명산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이 교수는 “지방자치단체가 등산로도 잘 정비해 놓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고 했다.
등산으로 체력이 좋아진 그는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북알프스 트레킹까지 다녀왔다.6~7시간 산행을 해도 거뜬하다.등산은 그에게 많은 혜택을 줬다.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무엇보다 매년 건강 검진할 때 혈관 나이가 5~6년은 젊게 나와요.그리고 체력이 좋아지니 수술도 더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됐죠.산을 오를 때 힘들지만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환자 수술을 잘 마친 것과 비슷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주말 등산만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미국의학회지(JAMA)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남자 펌 롯드테니스 단식 경기,에어로빅댄스,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중강도 운동은 시속 4.8km로 걷기나 시속 16km 이하 자전거 타기,남자 펌 롯드테니스 복식경기 등을 말한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나무와 숲,남자 펌 롯드바위,개울 등을 보며 산을 오르는 것 자체로 즐겁다.이 교수는 “솔직히 가파른 산을 오를 때는 힘들다.하지만 정상에 서면 산밑에서 보는 것이랑 완전히 다른 경관이 펼쳐진다.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고 했다.그는 “전국의 명산이 다 좋지만 계절 별로 끌리는 산이 따로 있다.여름엔 계곡이 좋은 대야산,가리왕산,방태산 등이 좋다.겨울의 설산은 한라산과 설악산이 환상적이다.남덕유산도 좋다”고 했다.
“하산할 때는 체중의 5~6배의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무릎과 발목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죠.특히 나이가 들어서 등산을 시작할 경우에는 관절 부위 근력이 떨어져 있어 더 조심해야 합니다.낮은 산부터 올라 하체 근력을 키운 뒤 높은 산에 도전해야 합니다.”
스틱(폴)을 활용한 노르딕워킹이라는 운동이 있다.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는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폴을 사용해 걷기 때문에 자세가 좋아지고 전신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운동량도 배가 된다.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이고 대흉근과 견갑근,광배근,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된다.이 교수는 “스틱을 제대로 쓴 뒤부터 건강 검진 때 상체 근육이 향상된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 교수는 관절염이 심한 경우가 아니면 등산을 권한다.그는 “등산하게 되면 특히 허벅지 근력이 아주 좋아진다.근력이 좋아지면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고 관절염이 있어도 덜 아프다”고 했다.
“함께 하면 서로의 페이스를 맞추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요.쉬고 싶을 때 쉬지 못하고….한번은 친구들이랑 산행을 하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가슴이 답답해 내려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서로 당황했죠.과거엔 혹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몇 명씩 어울려 다녀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산악구조대도 잘 갖춰져 있고,특히 등산앱이 안전까지 책임져 주기 때문에 혼자 산행을 해도 큰 어려움이 없어요.”
이 교수는 매일 1만5000보 이상 걷는다.퇴근한 뒤 서울 집(용산) 근처 한강 공원을 1~2시간 걷는다.병원(인천 남동구) 출퇴근도 가급적 전철을 이용한다.그는 “출퇴근 시간에 막혀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전철을 타면 더 많이 걷게 된다”고 했다.등산으로 건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생활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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