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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뒤흔든 전세 사기 사건으로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부산 수영구와 연제구 등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마구잡이로 사들여 수백억 원에 이르는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의 총책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305억 원으로 부산에서 발생한 전세 사기 사건 가운데 피해 규모가 가장 큰데요.이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훨씬 늘어날 전망입니다.
■ 부산 강타한 'HUG 발 전세 사기'…범행 수법 가르친 총책 있었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세입자들이 가입해 둔 전세 보증 보험이 잇따라 해지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집주인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입니다.당시 HUG가 보험 가입 과정에서 계약서 조작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등 보증보험 제도의 부실이 드러나며 이 사건은 이른바 'HUG 발 전세 사기'로 불렸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집주인인 40대 남성 A 씨를 사기와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고 현재 A 씨는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A 씨에게 피해를 본 세입자는 150여 명으로,A 씨가 빼돌린 보증금은 190억여 원에 달합니다.자본금 없이 대출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을 사들인 뒤,세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없애겠다고 속이거나 위조 계약서로 보증보험에 가입시키는 수법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범행 수법을 A 씨에게 가르친 사람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A 씨의 지인으로,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40대 남성 B 씨입니다.
경찰은 개별 접수된 수백 건의 전세 사기 사건을 조사하던 중 A 씨를 포함한 몇몇 악성 임대인들이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인 B 씨와 서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B 씨가 임대인들에게 건물 매입과 임대 과정에서 범행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 보증금 걷어 건물 잔금 치러…돌려막기 수법에 피해액 '눈덩이'
B 씨가 경찰에 구속되며 조직적인 전세 사기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B 씨를 중심으로 한 일당 6명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 수영구와 연제구,금정구,부산진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오피스텔 등 10여 채의 건물을 사들인 뒤,부채 비율이 높은 이른바 '깡통 주택'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전세 세입자를 모집해 보증금을 가로챘습니다.
B 씨 일당에게 피해를 당한 세입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250여 명,피해 금액은 305억 원에 이릅니다.
B 씨 일당이 사들인 건물의 매매가는 모두 30~80억 원가량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이들은 잔금을 치르기 어려워지자 또 다른 건물을 사들여 임대차 계약을 맺고 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썼고,그 결과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이번에 구속된 총책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기 의도가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사업 과정에서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겼을 뿐,야구 대만 중국전보증금을 가로챌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입니다.그러나 경찰은 이들 일당이 보유한 부채가 많아 애초에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 피해자들 "집주인들이 총책에게 죄 떠넘겨"…집주인도 엄벌해야
B 씨 일당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아직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이번 전세 사기 사건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A 씨와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요.앞서 재판을 방청한 피해자들이 A 씨 변호인에게 피해 변제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A 씨 재산 규모 등을 묻자 변호인이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해 피해자들은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려야 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주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습니다.이 때문에 총책 B 씨가 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오히려 A 씨가 형을 감경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A 씨 명의로 된 집을 A 씨와 계약했고,세입자들을 속인 것도 A 씨"라며 총책뿐 아니라 집주인들도 총책에 준하는 범행을 저지른 만큼 재판부가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