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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현재 원가 이하로 공급 중인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오는 8월부터 6.8% 인상된다.
이번 인상으로 민수용 도시가스 가격이 원가 수준에 근접하게 돼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증가에는 일단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 요금을 서울시 소매 요금을 기준으로 MJ(메가줄)당 현재의 20.8854원에서 22.2954원으로 1.41원 올린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요금 조정으로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 요금이 약 3770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음식점과 목욕탕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영업용) 도매 요금은 MJ당 1.30원 올라간다.
민수용 도시가스는 주택용과 영업용으로 나뉜다.
이번 가스요금 인상은 정부 승인을 거쳐 이뤄졌다.
요금 인상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작년 5월 16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정부는 물가 등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간 가스요금 인상을 유보해왔다.
그렇지만 가스 도입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 에너지안보 인프라 관리를 책임지는 가스공사의 재무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만큼 일단 공급 원가에 준하는 수준까지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번 가스요금 인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름철이 연중 난방용 에너지 수요가 가장 적어 가스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기라는 점도 인상 시기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 이후 오랫동안 원가 이하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했다.
공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국제 LNG 가격은 약 200% 상승했지만,빌바오국내 가스요금은 약 43% 인상되는 데 그쳤다.
2022년 이후 40%가량 요금 인상으로 한때‘난방비 폭탄’논란이 일었지만,빌바오가스공사는 최근까지 여전히 원가의 80∼90% 수준에서 민수용 도시가스를 공급해왔다.
전체 가스의 약 30%를 차지하는 민수용을 제외한 발전용과 산업용 등 다른 용도의 가스요금은 앞서 단계적으로 현실화해 이미 공급 원가 이상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지난 1분기 기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외상값’으로 장부에 적어 놓은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이다.
이처럼 실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자산인 미수금 형태의 매출이 늘어나 가스공사는 차입금을 늘려 가스 도입을 해왔다.
가스공사의 차입금은 2021년 말 26조원에서 2023년 말 39조원으로 늘었다.같은 시기 부채비율은 379%에서 483%로 상승했다.지난 3월 말 기준 가스공사의 총부채는 46조9000억원이다.
가스공사는 작년 한 해 이자로만 1조6800억원을 썼고,빌바오올해 1분기에도 41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지출했다.이 같은 이자 비용은 장기적으로 가스요금에 반영돼 해소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소비자인 국민이 언젠가는 부담해야 한다.
가스공사는 “현재 미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 연 5000억원을 초과하는 등 이번 인상은 안정적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