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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자중지란 갈수록 격화
시도의사회장들 "합의 없었다"
임현택 회장 마이웨이에 불만
개원의 파업 참여율 저조하자
전공의 "우린 월급도 못받는데
또 배신당할것 같다" 부글부글
개원의들의 예상보다 낮은 휴진 참여율로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투쟁 동력이 약화된 가운데 의협이 예고한 무기한 휴진을 둘러싸고 내분까지 일어나고 있다.임현택 의협 회장(사진)이 의대 증원 재논의 등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합의된 것이 아니라며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의협은 또 '범의료계 대책위원회' 출범도 예고했지만 전공의단체 대표가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는 등 의협 주도의 대정부 투쟁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19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협 대의원회나 시·도 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임 회장은 대외 입장 표명을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이어 "(임현택 회장이)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언급할 경우 선을 그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의협이 주도하는 범의료계 대책위원회에도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그는 "지난 4월 29일 임현택 회장,안드레이아박용언 부회장,안드레이아성혜영 이사,채동영 이사,안드레이아박종혁 이사를 만났고 당시에도 임 회장이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거절했다"며 "현재의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 즉각 소급 취소 등 의협의 3대 요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그는 "(의협의 3대 요구안이) 대전협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안이며 동의할 수 없다"며 "임현택 회장은 최대집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임 회장의 일방적인 무기한 집단휴진 발표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이 회장은 "저를 포함한 16개 시도 회장들도 임 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며 "무기한 휴진의 적절성이나 찬반은 전혀 논하고 싶지 않지만,회원들이 황당해하고 우려하는 것은 임 회장의 회무에서 의사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적절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쟁의 중심과 선봉에 서 있는 전공의 대표와의 불협화음도 모자라 대의원회,광역시도회장,안드레이아감사조차 무시하는 회무는 회원들의 공감을 받기 힘들다"며 "의협은 임 회장 1인의 임의 단체가 아니고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이 중요한 공식 단체"라고 강조했다.이어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 해야 할 동료이지,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개원의와 전공의 간의 갈등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지난 18일 의협이 주도해 진행된 의료계 집단 휴진 참여율이 15% 안팎에 머무르자 일부 전공의들은 개원의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린 4개월째 월급도 못 받고 있는데 그깟 돈 때문에 겨우 하루를 못 쉬냐","싸움은 우리가 하고 이득은 다 챙긴다","(2020년처럼) 또 배신 당할 것 같다" 등 전공의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의협 사무실에 공정위 조사관들을 보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현장에 파견된 조사관들은 의협이 동네병원 등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휴진을 강요했는지 여부에 대한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이날 현장조사는 보건복지부가 공정위에 의협을 신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복지부는 지난 7일 의협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휴진 담합'을 강요했다는 취지의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