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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동호회에서 만난 지인을 때려 숨지게 한 30대가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받았습니다. 
대전고등법원 청주 제1형사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32살 임 모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임 씨는 지난해 5월 27일 밤,충북 충주의 한 주택 옥상에서 보드게임 동호회에서 알게 된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다 폭행하고,바닥에 머리를 내리찧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평소 갈등 없이 지내던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술자리가 끝난 뒤 귀가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아시안컵 도박정확한 범행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임 씨는 사건 당일 동호회 회원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만취해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의 상태였고,아시안컵 도박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사건 현장에 출입하는 통로에 설치된 CCTV 화면에 피고인과 피해자만 촬영된 점,범행 이후 피고인의 몸과 옷에서 피해자의 DNA와 일치하는 혈흔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살인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에 관해서는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평소 주량을 넘는 음주로 만취 상태였던 점,음주로 인해 이성적인 사리분별력이 저하된 상태가 아니었다면 피해자를 살해할 특별한 동기가 없었던 점,범행 이후 누나의 집으로 찾아가 먼저 112 신고를 요청하고 경찰에 "종교단체에 끌려갔다가 탈출했다"고 횡설수설했던 점 등을 이유로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이고,유족들은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를 입었다"면서 "피고인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통제력과 사리분별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피고인의 아버지가 유족 구조금 4,600여만 원을 청주지방검찰청 범죄피해구조심의회에 구상금으로 납부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임 씨 측은 이번 판결에도 불복해 최근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