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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돌풍
사우디·UAE서 매출 1위
사우디,메가 슬롯e스포츠 월드컵 개최
세계최대 6천만弗 상금 내걸어
게임산업 집중 육성 나선 중동
美·中 이어 성장시장으로 주목 
게임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세계 최대 규모(상금 기준)의 'e스포츠 월드컵(EWC)'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한국 주요 게임사들이 중동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대표되는 중동지역은 정부가 게임 산업에 친화적이어서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메가 슬롯게임에 지출하는 평균 금액이 다른 나라 대비 압도적으로 높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한국 게임업계는 이미 경쟁이 심한 미국·중국 외 신규 시장 발굴 측면에서 중동 공략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크래프톤이다.이 회사의 핵심 지식재산권(IP)인 'PUBG:배틀그라운드'는 중동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9일 애플리케이션(앱) 통계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 'PUBG 모바일'은 이날 기준 사우디와 UAE 양대 마켓(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서 현지 인기 게임과 미국 '로블록스'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해당 게임은 인도에서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넘으며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는데 이 같은 열풍이 중동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다.사우디와 UAE에서 동시에,그것도 양대 마켓에서 한번에 선두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배틀그라운드의 현지 인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크래프톤이 소유한 배틀그라운드 관련 2개 게임이 사우디가 열고 있는 'EWC'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중동 흥행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총 21개 종목으로 지난 3일 개막한 EWC는 다음달 26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된다.올해부터는 '월드컵'으로 확대 개최하면서 종목을 21개로 대폭 확장하고,메가 슬롯e스포츠 사상 유례없는 60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중동시장을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하고 있다.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사우디 게임시장 규모(수익 기준)는 2027년 24억9800만달러(약 3조4512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사우디의 전체 게임 이용자는 2021년 210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41% 성장한 수치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는 하나의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사우디,UAE,이집트로 구성된 중동·북아프리카 3개국의 게임 사용자가 2022년 6740만명에서 2026년 8730만명 수준으로 늘어나고,사용자당 평균 수익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중동의 맹주격인 사우디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산하 회사인 '새비게임스그룹(SGG)'을 앞세워 게임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의 '게임굴기'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빈살만 왕세자는 자신을 '비디오 게임과 함께 자란 첫 세대'라고 밝힐 만큼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인권 탄압국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게임워싱'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우디는 현재 자국 게임 인력과 자체 IP가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사우디 정부는 장기적으로 네옴시티에 게임 스튜디오를 유치해 '글로벌 게임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이러한 이유들로 당분간 한국 주요 게임사들에 사우디의 구애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SGG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5월 말 방한해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 경영진을 면담한 것으로 파악됐다.해당 업체들은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메가 슬롯국내 게임사들의 중동시장 진출과 협업 방안 등 현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PIF가 SGG를 중심으로 전 세계 게임 업체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엿보인다.SGG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한국 게임사를 비롯해 닌텐도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황순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