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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나는 잘 지내고…’
이중섭 김정희 이우환 등
새로 소장한 작품들 공개해


 이중섭,태현에게 보낸 편지 [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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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정(石坡亭)을 품고 있는 서울미술관이 새 보물을 품었다.이중섭의‘황소’를 35억6000만원에 구매해 서울미술관을 짓고 2012년 개관전을‘중섭 르네상스로 가세’로 열었던 유니온약품 안병광 회장(67)이 이중섭의 새 작품을 소장하며 이를 공개하는 전시를 연다.

작년에 구입한 이중섭의 미공개작은 1954년 10월 28일 장남 태현에게 보낸 3장의 편지화다.봉투에 적힌 주소를 통해 서울 누상동에서 그린 마지막 편지임을 추정할 수 있다.편지에 이중섭은 “아빠가 있는 경성은 너희가 있는 미슈쿠보다 추운 곳입니다”라는 자신의 안부와 함께 “복숭아가 있는 그림은 엄마와 태현군과 태성군이에요”라는 문구를 적었다.편지에 동봉된 2장의 삽화에는 가족을 그린 그림과 함께 양피점퍼를 입고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이 편지화는 마사코 여사가 작고하기 3개월전 집을 가족들이 정리하던 중 발견된 70여점의 편지 중 하나다.쌍둥이처럼 같은 그림에 받는 이의 이름만 달리 적힌 편지화 1통은 차남 태성씨가 아직 소장하고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이중섭의 사랑과 우정’섹션에서는 이중섭이 연애 시절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냈던 엽서화 6점도 공개한다.이중섭의 열렬한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사랑의 기호학’이라 불리는 엽서화에는 자연의 구상적 소재부터 기하학적 무늬의 추상적 작품까지 고루 그려졌다.

이번 서울미술관의 대형소장품 전시는 10주년전 이후 2년여만이다‘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에서는 신사임당부터 김환기,유영국,어둠의전설 도박이중섭,천경자까지 한국 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명작 40여점을 12월 29일까지 공개한다.각 작품마다 작가들이 직접 가족과 지인들에게 쓴 편지글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작품 속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특별 섹션으로 계절감이 느껴지는 자연의 소재를 활용하여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작품에 담아낸 신사임당의‘초충도’10점도 만날 수 있게 꾸몄다.신소장품으로 공개된 작품에는 추사 김정희의‘주림석실 행서대련’(19세기),이우환의‘대화’(2020),정상화‘무제 12-5-13’(2012) 등이 포함됐다.특히 이우환의 적색와 청색의 강렬한 색채대비가 돋보이는 이우환의 작품은‘무한의 공간’이라는 별도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집중해 볼 수 있도록 설치됐다.

안 회장은 이번 전시를 개막하면서 “허수아비가 천 곡식을 지키는 지킴이이듯이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문화예술계에 말없이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병풍이 되고 싶은 꿈이 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이번 전시는 기획전‘햇빛은 찬란’과 김기창‘예수의 생애’특별전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입장료는 성인 2만원.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전시 전경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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