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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이번주 전공의 대책에 '9월 선발' 지원 길 열 듯
'7대 요구안 先 수용' 바라는 전공의 달랠 묘책 없어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2024.6.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2024.6.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잠행이 5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복귀도 지지부진이고,사직서 처리 또한 제자리 걸음이다.이와 관련해 정부가 이번주 내놓기로 한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번주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한다.이를 위해 복지부는 각 수련병원들에 "6월 말까지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전공의들의 사직을 막아오던 복지부가 갑자기 병원들에 전공의들의 사직서 처리를 채근한 데는 의정 갈등이 넉달 넘게 이어지는 동안 전공의 복귀율이 7%대에 머물고 있어 이를 타개할 새로운 묘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6월 말까지 복귀상황하고 의료진들,의료상황,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병원장님들의 말씀을 듣고 7월 초에 대응방안을 발표를 하겠다"며 "그런데 대응방안의 방안은 어떻게 하든지 전공의가 복귀하는 것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복지부가 가장 먼저 고민하고 있는 것은 곧 있을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에 전공의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수련병원들은 매년 3월 전공의를 선발해왔지만 중간에 사직 등으로 자리가 비는 경우 각 병원들은 예외적으로 9월에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는 선발 과정을 운영해왔다.정부는 바로 이 선발 과정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지난달 24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9월 모집 절차를 진행하려면 전공의 근무 상황이 확정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6월 말쯤에 사직서 처리 현황이나 상황을 점검해 관련 조치들을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복지부는 현재 '전공의가 사직하는 경우 1년 이내에 같은 과목,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같은 연차로 다시 복귀하지 못한다'는 전문의 수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또 '복귀한 전공의에게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처분 방침도 확정해야 한다.

더불어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인턴을 마치고 레지던트 임용이 예정돼 있었던 1년차 레지던트들을 '당연 사직' 처리하라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한 빅5 병원의 교육수련팀장은 "인턴을 마치고 올 3월 1일부로 레지던트 1년차가 되는 전공의들의 경우 사직서를 낸 게 아니라 2월에 임용을 포기하겠다고 서류들을 제출을 하고 일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병원에서 발령을 낸 것이기 때문에 1년차 레지던트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직서를 받을 필요가 없고 당시 낸 임용 포기 서류로 갈음해도 된다는 안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14일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2024.5.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지난 5월14일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2024.5.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하지만 전공의들은 '7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복귀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우리가 요구하는 건 명확하다.그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일단 복귀할 생각은 진짜 없다.돌아갈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 돌아갔다"며 "솔직히 정부도 2000명 늘리는 데 대한 대책이 없지 않나.누가 봐도 좋은 해결책이 아닌 2000명 증원을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이대론 안 돌아간다"고 선을 그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전협 요구안을 다시 한번 확인하길 바란다"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내용이 담긴 7대 요구안을 재차 올리기도 했다.

빅5 병원의 관계자도 "정부가 지금 한다는 것들이 전공의가 원하는 사항이 아니었지 않느냐.그걸 받아줘야 올 것"이라며 "정부에서 뭘 하더라도 정말 돌아올까 물음표가 많이 있다.지금 병원도 전공의가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 계획을 짜야 할지 예측 자체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7월 초에 뭘 발표하겠다고 한 것도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며 "지난주 온라인 미팅을 했을 때도 우리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건지 물어보기만 했지 뚜렷하게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각 병원들은 정부의 지침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패널티가 주어지지 않겠냐는 불안하다고도 토로했다.현재 각 병원 수련 담당 부서에는 정부가 전공의 복귀율이 낮은 해당 병원에 대해 전공의 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미확인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에 빅5 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은 없지만 정부 병원은 병원대로 불안하니까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지침대로 잘 안 했을 경우에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겠냐고 걱정하는 건 수련병원 입장에선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길이 막혀서 전공의가 병원에 못 돌아가는 게 아니라 7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아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인데 정부는 대체 문제 해결을 위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에 의료계는 오는 26일 전공의와 교수,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해 전공의 처우 개선과 필수 의료에 대한 입장을 다시 정리할 예정이다.

다만 이 토론회를 주최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올특위)에는 여전히 전공의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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