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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담대 상반기 26조 폭증
금리인하 기대감-주택거래 증가에
DSR 규제강화 연기도 증가폭 키워
당국,스웨덴 에스토니아뒤늦게 대출속도 조절 압박
은행 가계대출이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0조 원 넘게 급증했다.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빚 증가 속도가 5배로 빨라진 셈이다.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늘었는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디딤돌·버팀목 대출 및 신생아 특례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등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강화를 머뭇거린 탓에 가계부채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은행 주담대,상반기 26조5000억 원 폭증
특히 주담대가 26조5000억 원이나 폭증하며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 증가,스웨덴 에스토니아대출금리 하락,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7∼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것도 주담대 수요를 자극했다.여기에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자금 공급이 지속된 것도 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된다.올 1월 말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5개월 만에 6조 원가량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엇박자를 내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특히 정부가 최근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실행을 이번 달에서 9월로 연기함에 따라 주택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스트레스 DSR은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변동금리 대출자에게 가산(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DSR 실행 연기는 정부 실책으로 보인다”며 “제도 실행까지 남은 두 달 동안 대출을 최대한 받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 가계대출이 단기간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당국 압박에‘대출 조이기’나선 은행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KB국민은행은 11일부터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한다.이날 신한은행도 15일부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주담대 금리를 0.05%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정부와 당국 대응이 늦어지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와 당국이 금융 규제에 따른 경기 위축을 우려하다 보니 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 규제는 경제 전반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경기 조절 수단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일관적인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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