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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전거 도로 늘었지만… 전문가 “설계부터 잘못”
‘자전거 친화 도시’를 표방한 서울시 내 자전거도로는 1337km(지난해 12월 기준)에 이른다.그러나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구분하지 않거나 도로 상태가 불량한 탓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해 자전거가 보행자를 친 사고는 140건으로,로또 요일별 판매량2019년(95건) 이후 4년간 약 47% 늘었다.2020년엔 보행자가 자전거에 부딪혀 사망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車)로 분류되기에 자동차전용도로를 제외한 차도를 자동차와 공유할 수 있다.그러나 상당수 자동차 운전자는 느리다는 이유 등으로 위협 운전을 하기 일쑤다.지난해 자전거와 자동차 등이 부딪혀 발생한 사고는 1319건으로,이 중 9명이 숨졌다.
다만 자전거 라이더는 자전거도로가 있는 경우,로또 요일별 판매량차도보단 이를 먼저 이용해야 한다.서울시가 인도 옆에 별도 자전거도로를 만든 이유 역시 이러한 자전거 인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그러나 라이더들은 “인도와 전혀 구분돼 있지 않은 자전거도로는 그냥 없는 편이 낫다”고 한다.보행자들 역시 “언제 자전거가 나타날지 몰라 안심하고 걸을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5일 본지 기자가 자전거를 타고 경복궁에서 북촌까지 2km 구간을 자전거도로로 주행해 봤다.도로 곳곳이 끊기거나 갑작스러운 커브,로또 요일별 판매량단차(段差)가 발생했다.자전거도로 바로 옆에 버스 정류장을 설치한 탓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자전거도로를 점유하거나,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자전거도로를 막고 있는 경우도 적잖았다.서울 일부 지역엔 자전거도로 한가운데 가로수가 있는 곳도 있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는 사실상 인도였다.서울 공공 자전거‘따릉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위태롭게 보행자 사이를 곡예 운전하고 있었다.로드 바이크를 탄 동호인들은 아예 차도를 이용했다.서울 양천구의 자전거 동호인 김모(38)씨는 “자전거도로가 다니기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보행자와 언제 충돌할지 모르니 차도로 다니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도로 균열이나 도로경계석 단차로 인한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조홍래(41)씨는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청계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이용하다 갈라진 틈에 바퀴가 끼면서 사고를 당했다.두피가 찢어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차도를 이용하다가 위협 운전 탓에 도로경계석으로 넘어져 뼈가 부러지거나,반대로 자전거도로에 갑자기 뛰어든 보행자를 피해 도로경계석 단차 아래에 있는 차도로 진출하다가 넘어져 다치는 사고도 빈발한다.자전거 라이더들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직접 자전거를 타보기는 하고 도로를 설계하는지 의문”이라고 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전동 자전거가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현행 도로교통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 은평구에서 성북구까지 자전거를 타고 통근한다는 김모(55)씨는 “25km 속도 제한이 있다곤 하지만 전동 킥보드·전동 자전거는 거의 오토바이 수준인데 여기에 다 몰아넣는 게 말이 되느냐”며 “폭 1m도 안 되는 도로에 보행자까지 가세하면 지옥이 따로 없다”고 했다.
반면 한강의 자전거 전용 도로는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대부분 구간에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화단 등으로 자연스럽게 구분해 놨다.반면 시내의 자전거도로는 차량이 일방적으로 주정차하거나 짐을 쌓아둬 자전거 정상 주행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차선을 줄여 만든 자전거도로가 방치되는 상황에 자동차 운전자들 역시 “자전거도 다니지 못하는 자전거도로를 유지할 거면 차라리 차도를 늘려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고준호 교수는 “산악 지형에 비좁기까지 한 옛 도심에 무리하게 자전거도로를 넣으려고 한 설계 개념 자체가 무리가 아니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